효과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필요한 적정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2010년 우리나라 중소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대부분 2~5년 정도로 짧게 인식하고 있다. 그런 탓에 열에 아홉은 승계계획을 너무 늦게 짜기 시작한다. 가족경영 전문가인 랜스버그 박사는 “승계는 단순히 횃불을 넘기면 되는 일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과정이다”라고 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존 워드 박사 또한 “승계는 10~2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간의 프로세스”라고 했다.
그렇다면 자녀들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사에 참여시켜야 할까?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경영권을 이전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처음에 어떻게 하느냐가 이후 전체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초기에 기초작업을 무시하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즉, 승계는 현 경영자가 일생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리더십을 후계자에게 이전하는, 복잡하고 긴 프로세스다. 그러므로 승계 각 단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성공적인 승계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 어린 시절의 태도 형성
기업과 일에 대한 태도는 어린 시절 형성된다. 이 시기에는 부모로부터 기업 이야기를 듣거나, 기업을 방문하거나, 출장에 동행하거나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기업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다. 연구에 따르면, 그런 분위기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기업에 참여하는 확률이 높다. 장수기업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생활 속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이 승계는 자녀들의 어린 시절 가정에서 이미 시작이 되어야 한다. 

2단계 : 회사 안팎에서 실무 훈련
후계자 훈련은 보통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작된다. 이때부터 자녀들은 기업 안팎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바로 일을 시작하게 하기보다는 다른 기업에서 먼저 3~5년간의 경력을 쌓고 들어온 뒤,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기는 현장 실무기술을 익히고 대인관계능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 후계자가 외부에서 경험을 쌓는 것은 개인의 능력 뿐 아니라 결국 기업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단계 : 후계자 리더십 계발
후계자는 실무훈련을 거쳐 임원의 위치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 시기 후계자는 일정 기간 회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회사의 이러저러한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후계자를 관리자로 훈련시키고 자신의 인적 네크워크를 공유하는 등 리더십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 시기 경영자는 후계자의 감독자, 교육자, 보호자, 소개자, 동기부여자의 역할을 해야 하고 후계자가 성장하면서 점차 파트너 관계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4단계 : 경영권의 점진적 이전
후계자가 실제적인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는 시기로, 대부분 사장 또는 부사장의 직함을 갖는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후계자의 성장에 따라 리더십을 점진적으로 후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오너경영자들이 권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세대간 충돌이 일어나고, 극단적으로는 후계자가 회사를 떠나 승계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체계적으로 잘 이양되는 기업들도 많다. 대부분 오너 경영자와 후계자간 신뢰가 높은 경우다.

5단계 : 아름다운 은퇴
후계자가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고 리더십을 갖추게 되면 경영자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가 드디어 새로운 경영자가 된다. 그런데 경영권을 승계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 경영자는 후계자의 멘토나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단, 조언이 효과를 거두려면 마음을 열고 조언을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먼저 요청이 있을 때 조언해야 한다.

- 글 : 김선화(한국가족기업연구소장  / 「100년 기업을 위한 승계전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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