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염업계가 채널A의 ‘먹거리 X파일’ 프로그램이 사실을 왜곡한 방송을 내보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채널A의 ‘먹거리 X파일’ 홈페이지.

[중소기업뉴스=하승우 기자] 죽염업계가 한 방송 프로그램의 왜곡 방송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방송이 나간 후 반품과 교환 등 직접적인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죽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락현) 등 업계에 따르면 시판되고 있는 보라색 죽염(자죽염)에 대나무 숯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지난달 16일 채널A의 ‘먹거리 X 파일’에서 방송됐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은 죽염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의 제보를 토대로 현재 고가로 시판중인 자죽염이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숯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즉, 자죽염을 물에 녹였을 때, 물에 녹지 않는 검은 성분(불용분)이 죽염을 구울 때 사용한 대나무의 숯가루 성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방송한 것.
조합과 업계는 이에 대해 과학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신생업체 주장 일방적 전달
지난 2010년에도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됐던 죽염의 불용분 중 금속성 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 인체에 유익한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망간 등 미네랄 성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인터뷰에 응했던 목포대학교 천일염연구센터의 함경식 교수는 “당시 취재에서 죽염의 불용분은 재가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생성된 미네랄이라는 부분을 지적했는데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방송에서 자죽염을 ‘쓰레기 죽염’으로 표현하고 자죽염 제조과정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는 제보자의 말을 그대로 내보내고 제보자가 생산하는 백색죽염에는 이런 숯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제작진이 죽염 제조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듣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보자가 백색죽염을 제조하는 신생업체 대표로, 경쟁업체에 대한 일방적인 비방과 모함에 대해 확인 없이 방송이 이뤄진 것에 업계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조합에서는 그동안 죽염에 대한 취재가 이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진 측에 그동안 축적된 자료와 데이터 등을 제공하며 공정하게 다뤄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

고길용 조합 전무는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나온 죽염의 유독성에 관한 연구보고서, 조합원사 자죽염의 미국FDA 안전성테스트결과, 식약처 분석 자료, 죽염연구 교수들의 소견서 등을 채널A측에 제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조합에서는 식약처 주관 하에 관련 학계에서 성분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방송할 수 있도록 방송을 2~3개월 연기해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함 교수 역시 “죽염의 기능을 인터뷰한다는 제작진의 말에 죽염연구자로 시청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리는 측면에서 인터뷰했지만 정작 방송되길 원했던 내용은 방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의전화·반품 쇄도 큰 타격
방송이 나가자마자 자죽염을 포함한 죽염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소비자들의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반품과 교환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는 방송 이후 수억원에 이르는 반품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고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고 전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또 법적인 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락현 조합 이사장은 “죽염업계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상들의 지혜와 전통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 그 우수성을 입증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에 동남아 수출도 성사되고, 대통령의 해외순방시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는 등 인정받기 시작했는데 잘못된 방송으로 업계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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