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궁과 월지(안압지) 야경

경주는 그윽한 야경을 즐기며 낭만적인 여름밤을 보내기 좋은 도시다. 어둠이 내린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의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내고, 경주 야경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경관 조명을 받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 8시 전후에 세 곳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문무대왕릉이 있는 경주 동해권에서는 통일신라 삼층 석탑의 시원(始原)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기품 어린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야경 여행을 마친 뒤에는 보문관광단지의 마사지 숍에서 피로를 풀거나, 동대사거리 막창골목에서 출출한 속을 달랜다. 

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월성 지구
월성 지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경주역사유적지구 다섯 곳 중 한 곳으로 신라 궁궐이 있던 월성,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계림, 내물왕릉, 첨성대,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를 아우른다. 월성 지구의 유적은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깝고, 복원 중인 월정교와 교동최씨고택이 자리한 교촌마을이 지척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본격적인 야경 여행에 나서기 전 교촌마을부터 들르자. 교촌은 682년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세워진 곳으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눈 요석궁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400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 부자 가문의 고택(중요민속문화재·제 27호)을 중심으로 전통 한옥이 복원돼 신라 속 조선의 문화를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유리 공방, 천연 염색 체험장, 국악 체험장, 전통찻집, 한식당 등 관광객을 위한 문화 체험 시설과 편의 시설을 갖췄고,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저잣거리에서 60분간 흥겨운 공연도 펼쳐진다. 최씨고택 관람 마감은 오후 6시다.

월정교, 첨성대, 동궁과 월지에 조명이 들어오는 시각은 일몰 직후인 8시 무렵이니 그 전에 주변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면 좋다. 여행자들 사이에 입소문 난 식당이 첨성대 맞은편에 모여 있다. 콩국수 전문점 ‘경주원조콩국’에서는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 따뜻한 콩국, 해물비지전을 맛볼 수 있고, 게장 전문점 ‘서산돌’은 간장돌게장과 양념돌게장이 함께 나오는 게장백반이 맛있다. 게딱지 속 장을 모아 참기름과 깨소금에 비빈 어린이용 게알비빔밥도 준비된다. 칼칼한 맷돌순두부찌개, 고명이 화려한 진주냉면도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차량으로 10여분 거리의 숲머리 음식단지로 가면 숯불갈비, 토종닭 요리, 한정식, 맷돌순두부, 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경주 곳곳엔 야경 명소가 ‘가득’
야경 여행은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에 경관 조명이 들어오는 8시 전후에 시작한다. 교촌마을 앞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라 올라갈 수는 없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는 야경이 황홀하다. 교각 상면이 누각 형태로 된 누교(樓橋)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낮에도 잔잔한 물에 비친 누각이 대단히 아름답다.
교촌마을 향교 옆으로 계림을 지나면 첨성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왕궁 앞에 세운 첨성대(국보 제 31호)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알려졌다. 야경으로 이름난 명소답게 관람객이 몰린다.

월성 지구 야경 여행은 동궁과 월지(사적·제 18호)에서 마무리한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 월지는 동궁 안에 있는 연못이다. 그동안 안압지 혹은 임해전지로 불리다가 2011년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었고, 연못과 건물 세 채가 복원됐다. 동서 200m, 남북 180m, 둘레 1000m로 크지 않은 연못인데 가장자리에 굴곡이 많아 어느 곳에서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월성 지구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위치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 112호)도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감은사는 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이 왜적을 막고자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짓기 시작한 사찰로, 아들인 신문왕 때(682년) 완공됐다. 지금은 금당 터와 탑 두 기만 남았지만, 1300여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두 탑에는 장중한 기백과 기품이 서려 있다.

천년 고도의 유적을 따라가는 야경 여행을 마친 뒤에는 마사지로 피로를 풀거나, 막창으로 출출한 속을 달래면 좋다. 보문관광단지에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태국·중국식 마사지 업소가 많다. 코모도호텔 옆에 지난해 오픈한 ‘중국전통마사지’는 깔끔하고 쾌적한 시설로 가족이나 커플 여행객에게 인기다. 발 마사지, 두피 마사지, 전신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다.

야식이 생각나면 시내에서 가까운 동대사거리 근처 막창골목을 찾자. 노릇노릇하게 구운 막창에 장을 듬뿍 찍어 먹다 보면 둘이서 기본 3인분에 1인분 추가는 필수다.

■여행정보
○ 당일 여행 코스
교촌마을→월정교 야경→첨성대 야경→동궁과 월지 야경→동대사거리 막창골목이나 보문관광단지 마사지
○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교촌마을→월정교 야경→첨성대 야경→동궁과 월지 야경→동대사거리 막창골목 
둘째 날 / 대릉원 일원→보문관광단지 마사지→문무대왕릉(대왕암)→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야경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주문화관광 guide.gyeongju.go.kr
 - 경주愛(경주시 공식 블로그) gyeongju_e.blog.me
 - 경주교촌마을 www.gyochon.or.kr
○ 문의 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 경주역 관광안내소 054-772-3843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신경주역, KTX 하루 21회(05:30~22:0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역-경주역(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KTX, 동대구역에서 무궁화호 환승), 하루 13회(서울역 06:00~19:10) 운행, 환승 시간 포함 3시간 30분~4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경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10~23:55) 운행, 약 4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2회(07:00~24:00) 운행, 약 4시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코버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www.gyeongjuterminal.co.kr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오릉사거리에서 오릉·경주경찰서 방면 좌회전→포석로→황남초교 사거리에서 대릉원 방면 우회전→첨성로→첨성대
○ 숙박 정보
 - 스위스로젠호텔경주 : 경주시 보문로, 054-748-4848, www.swissrosen.co.kr (베니키아)
 - 경주디와이관광호텔 :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www.hotelthedy.com
 - 락희원 민박&게스트하우스 : 경주시 포석로1050번길, 054-745-6295, www.luckywon.kr
○  식당 정보
 - 전통맷돌순두부 : 맷돌순두부찌개·파전, 경주시 숲머리길, 054-743-0111
 - 경주원조콩국 : 따뜻한콩국·콩국수, 경주시 첨성로, 054-743-9644
 - 서산돌 : 게장백반·암게정식, 경주시 첨성로, 054-774-5369, cityfood.co.kr/h9/susandol
 - 대구반야월막창 경주동대점 : 돼지막창·매운뼈없는닭발, 경주시 공영주택길, 054-776-9282
 - 흥부막창 : 돼지막창·생삼겹살, 경주시 공영주택길, 054-748-1415
○  축제와 행사 정보
 - 봉황대 뮤직스퀘어(야간 상설 공연) : 9월까지 금요일 오후 8시, 경주 봉황대 특설 무대, 054-748-7721(경주문화재단)
○  주변 볼거리
 월성, 계림, 내물왕릉, 대릉원, 국립경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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