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래시장의 생존전략]전략 세우면 대형할인점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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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래시장의 생존전략]전략 세우면 대형할인점도 이긴다
  • 양옥석
  • 호수 0
  • 승인 2003.09.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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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매 유통업체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유통업, 그리고 이들을 대표하는 재래시장. 이들이 점점 죽어가고 있다. 대형할인점, 전문점, TV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신유통업태들의 등장과 함께 그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진정 이들이 살 길은 없나?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국내 재래시장 전문가들과 시장상인 등 관계자 36명은 지난 8월25∼29일 일본 도쿄, 오사카, 교토의 재래시장(상점가)을 돌고 왔다. 일본의 선진 재래시장을 체험하고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국내 재래시장의 생존전략을 모색,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허름한 점포, 어지러운 상품 진열대, 불결해 보이는 음식, 에누리식 가격 흥정….
한국의 재래시장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들이다.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재래시장의 모습은 거의 변화가 없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다르다. 시대가 흐를수록 이들의 구매욕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이성적이고 합리적 되고 있다. 할인점, 백화점,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물건을 살 곳은 얼마든지 있다. 특별하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으면 물건 팔기를 포기해야 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마케팅 전쟁의 시대인 것이다.
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한 슈퍼마켓. ‘코세스하나데’라는 간판이 붙은 이 슈퍼마켓은 과거 재래시장(상점가)이 현대화 작업을 통해 새롭게 탄생된 곳이다.
재래시장으로 있을 때 42개의 점포가 있었지만 영업부진이 계속면서 점포가 하나둘씩 빠져나가 5곳만 남게 됐다. 바로 이 5명이 지난 99년 오사카시로부터 시장 땅을 불하받아 주식회사 형태의 슈퍼마켓(450여평 규모)을 만든 것이다.
최근 이 슈퍼마켓은 인근에 곧 들어서기로 돼 있는 프랑스계 대형할인점 ‘까르푸’와의 한판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점포사람들은 모두 자신만만해 하는 표정들이다. 이미 대형할인점이 미치는 영향과 장단점을 분석, 할인점과의 경쟁전략을 이미 세워놨기 때문이란다.
“대형할인점이 값이 싸고 물건도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식품류에 있어서는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집중 공략할 생각입니다.”(코세스하나데 슈퍼마켓 대표: 아세모또 요시노리)
코세스하나데 관계자는 이곳을 방문한 국내 재래시장연수자들에게 비밀문건(?)인 ‘까르푸 공략을 위한 판매전략’을 보여줬다.
시장연수자들은 “문건에는 할인점에 관한 장점과 약점이 분석돼 있었고 이들은 이를 도표로까지 만들어 실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코세스하나데 슈퍼마켓은 현재 ‘까르푸 공략을 위한 판매전략’에 따라 계속 변화해 가고 있다. 특히 이 슈퍼마켓은 상품구색을 과일, 생선, 야채 등 신선식품 위주로 바꿨다.
코세스하나데는 물건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산지(産地)에서 직접 배송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코세스하나데는 산지에 설치된 CCTV나 인터넷을 이용해 물건을 직접 보면서 고른다. 이를 통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손님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일본 교토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니시끼 상점가’. 4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시장은 우리나라 재래시장들과 다름없이 130여 점포들이 밀집, 긴 통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늘어서 있다.
그러나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은 시장을 들어서자 마자 깜짝 놀란다. 시장 점포들의 질서정연함 때문이다.
열을 지어 나란히 배치돼 있는 점포들의 모습속에 통로로 삐쳐나온 상점은 한곳도 없다. 시장 통로의 이 끝에서 저 끝을 바라보면 마치 행군하는 군악대와도 같이 보인다.
간판의 모양과 색깔도 점포마다 조화를 이룬다. 튀는 것이 없다. 지난 8월 이곳을 방문한 국내 재래시장전문가들은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시장내 생선가게 앞으로 다가서면 우선 깔끔한 유리 진열대가 눈에 들어 온다. 투명한 유리 뒤로 생선들이 깨끗하게 진열돼 손님을 기다린다. 생선종류마다 ‘정가표’가 붙어 있다.
일본의 재래시장들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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