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장준(기업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최근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높이는 등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LTV와 DTI의 완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 띄우기가 내수경기 활성화 그리고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및 기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LTV와 DTI 완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의 본질은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사는 것이다. 실수요든 투기수요든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 그리고 빚의 증가를 통한 부동산 구매 증가는 가계부채의 증가를 가져 온다. 즉, LTV와 DTI 완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필히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동반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소비를 위축시킬 정도로 높은 수준에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 그 결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인한 부동산 관련 업종의 경기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위축으로 상쇄돼 경제 전체적으로는 내수경기 진작의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부동산은 모든 생산활동의 주요 생산요소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모든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집값 오르면 내수 더욱 위축 우려
그렇잖아도 현재 우리나라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국민들이 국내관광보다는 외국관광을 선호하고, 해외상품이 우리 시장을 잠식한지 오래 됐다. 이런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국내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높아지면 내수는 더욱 위축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현재와 같이 가계부채와 상품의 국내가격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LTV와 DTI 완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는 정책 당국에서 기대하는 바와 같은 내수활성화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뜻한다.
한편, 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체질개선과 기업경쟁력 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원가경쟁력 떨어져 中企 타격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에는 인건비, 금리, 환율, 부동산 가격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금리와 환율은 국제적으로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의지대로 결정하기 어렵지만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은 우리 내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높다.
현재 우리경제가 고전하는 큰 이유는 높은 인건비와 높은 부동산 가격에 의해 우리나라 기업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돼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이로 인해 국내 일자리와 국내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하는 상품은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아 외국 상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생산이 위축되고 그 결과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임차료 즉 부동산 가격이 높아 규모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기업들의 수익확보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이는 원가경쟁력을 약화시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과 국내생산 위축을 더욱 가속화해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특히 내수에 크게 의존하고 국내에서의 생산활동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우리경제의 체질개선과 장기적 성장,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금융자원이 부동산 구입보다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돼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송장준(기업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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