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은 절기상 말복(末伏)이자 입추(立秋)였다. ‘복(伏)날’은 더위가 가장 심한 음력 6월과 7월에 있는 절기로, 하지(夏至)와 입추를 기준으로 초복, 중복, 말복을 정한다. ‘삼복(三伏)’이 있는 한달 가량이 여름철 가장 덥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아열대 기후를 보이는 우리나라는 복날 전후 한달까지 여름이 길게 이어진다. 더위가 주춤해 진다는 말복이 지나도 열대야가 기승을 부려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다. 여름철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복날 지난 지금이 진짜 보신할 때
예부터 우리나라는 여름이 되면 보양식을 챙겨먹었다. 삼계탕, 추어탕, 장어 등을 주로 선호하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삼계탕. 뜨거운 성질을 가진 닭고기는 외부 기온과 체내 온도를 맞춰 주는 효과가 있다. 또 단백질 함유랑은 높고 지방이 적어 소화가 잘되면서도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높다.

특히 인삼, 대추, 마늘 등을 넣고 끊인 삼계탕은 보양식 중 으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삼계탕에 소화·흡수가 잘 되면서 스태미너에 효과적인 전복은 물론 홍차, 낙지 등을 넣기도 한다.
삼계탕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도 많지만 집에서도 맛있는 삼계탕을 끓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요리전문가들은 단백한 맛의 삼계탕을 끓이려면 신선한 닭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선한 닭은 표면이 주름지고 수분이 적다. 또 모공이 돋아 있으며 날개 끝과 꽁지가 붉고 형태가 선명한 것이 신선하다.
반면 팽창돼 크게 보이는 닭은 물을 먹인 것으로 수분이 많고 선도가 떨어지므로 피해야 한다. 색이 노르스름한 닭은 지방층이 두껍고 신선하지 않으므로 이 또한 잘 살펴야 한다.

신선한 재료를 골랐다면 닭을 잘 손질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이 많은 꽁지를 잘라내고 복강 내 지방과 내장도 깨끗이 제거한 후 씻어 준다. 목 뒤와 주변 지방층도 제거하는 게 좋다.
손질된 닭은 끊는 물에 5분 정도 데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담백한 맛을 낼 수 있다.
찹쌀을 1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대추·마늘·밤과 함께 닭의 뱃속에 넣고 다리를 고정시킨다.
닭발로 만든 육수나 양파·마늘·생강 등을 넣어 끊인 육수를 붓고 닭을 끊이며 맛이 배가된다. 먹기 직전 소금으로 간을 하고 대파를 넣는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 생양파를 함께 먹으면 좋다. 

‘스태미너의 상징’ 장어
장어도 즐겨 먹는 여름 보양식이다. 장어에는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해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또 소고기의 200배에 달하는 비타민A가 들어있어 노화방지와 시력보호, 면역력 증가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의 여름철 대표 보양식이 장어구이와 장어덮밥이다.

장어는 사시사철 우리나라 부근 바다에서 잡힌다. 하지만 살이 토실토실 올라 가장 맛있는 장어를 맛볼 수 있는 시기는 역시 산란기인 6~8월 즈음이다. 장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즐겨먹는 생선인데 원기보충이 필요한 삼복 더위에는 고단백, 고스태미너로 잘 알려진 장어만큼 좋은 것이 없다. 장어는 크게 민물장어와 바다장어로 나뉜다. 보통 기름기 많고 통통한 민물장어가 인기였지만 최근 들어선 바다장어도 그 담백한 맛에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바다장어는 크게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 등 3가지 종으로 나뉜다. 먹장어는 우리가 흔히 꼼장어라고 부르는 종이며, 살이 없고 뼈가 많아 주로 통째로 볶음 요리를 해 먹는다.

갯장어는 바다장어 중 가장 고급으로 치는 종이나 낚시가 아니면 잡히지 않고 억센 이빨과 공격적인 성격에 잡기도 힘들다. 잡은 후에도 질긴 껍질과 촘촘한 가시를 손질하기 어려워 직접 요리해 먹기는 힘든 종이다. 장어 전문점에서는 갯장어로 회를 뜨거나 샤브샤브로 주로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붕장어는 일본어로 ‘아나고’라고도 불리는데 담백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잔뼈가 많아 구이보다 탕으로 끓여먹기 좋으며 뼈와 살을 통째로 발라 세꼬시 회를 뜨거나 이를 매콤한 양념장에 무쳐 먹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름에 먹는 음식으로는 콩국수, 추어탕, 육개장 등을 들 수 있다. 민어탕도 원기회복에 좋다. 민어는 소화흡수가 빨라 기력을 회복하는데 좋은 음식이라고 평가받는다. 특히 ‘여름 민어’는 산란기를 앞둔 때라 맛과 영양이 최고일 때라고 알려져 있다.
팥죽을 쑤어먹는 풍속도 있다. 팥죽은 동짓날 먹는 음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름철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해 팥죽을 먹기도 한다. 팥죽은 여름철 무더위로 지친 몸의 열을 식혀주고 에너지를 불어 넣어 주는데 도움을 준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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