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신포닭강정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길가는 사람 붙들고 ‘닭강정’의 ‘닭’ 자만 꺼내도 열에 아홉은 ‘아, 신포닭강정’이라고 말을 한다.
인천 사람 뿐 아니라 신포닭강정을 한번이라도 맛 본 사람이라면 지역과 국적을 불문하고 대부분 같은 대답을 한다. 신포닭강정이 이처럼 입소문을 타는 이유는 뭘까? 세월의 내공이 켜켜이 쌓인 신포닭강정의 맛을 확인하러 직접 길을 나선다.

양념치킨과 차이는 ‘바삭한 식감’
신포시장은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동에 위치해 있는 재래시장이다. 7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 시장은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걸어도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동인천역 2번 출구에서 우현로를 따라 답동사거리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도로변으로 시장 입구가 보인다. 신포시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멋스러운 건물은 인천에 세워진 최초의 가톨릭 성당인 답동성당이다.
신포시장은 명성에 비해 소박한 모습이다. 신포시장을 알리는 커다란 아치형 간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면 이내 고소한 닭튀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사실 닭강정은 양념치킨과 많이 닮았다. 아니 겉모습만으로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똑같다는 게 솔직한 얘기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특이한 점은 발견하기 어렵다.

튀김옷 곱게 입힌 닭고기를 각기 다른 온도에서 두 번 튀겨낸 뒤 빛깔 좋은 소스를 듬뿍 얹으면 그것으로 끝. 아무리 눈을 씻고 들여 다 봐도 닭강정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 과연 맛은? 닭강정과 양념치킨의 차이는 바로 맛에 있다. 무엇보다 식감이 확연히 다르다. 닭강정은 양념소스에 버무렸음에도 후라이드치킨만큼 입 안에서 바삭거린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것이 양념치킨과 닭강정을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다. 왜? 닭강정이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이기 때문이다.
지금에야 대부분의 양념치킨들도 바삭거리는 식감을 자랑하지만 닭강정이 처음 선보이던 20여년 전으로 시간을 거스르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그럼 여기서 잠시 신포닭강정의 출생의 비밀을 짚고 넘어가 보자.

우리나라에 양념치킨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건 1980년대 중반이다. 당시 통닭구이와 후라이드치킨이 양분하고 있던 닭고기 시장에 말 그대로 혜성같이 등장한 양념치킨은 아빠들에게는 최고의 안주로,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간식으로 사랑을 받으며 단박에 시장을 장악해 버렸다. 우후죽순처럼 양념치킨 가게가 생겨난 것도 그즈음이다. 하지만 양념치킨은 태생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하나 안고 있었다. 바로 시간이 지날수록 소스가 튀김에 스며들어 눅눅해진다는 것. 닭강정은 이를 줄이기 위해 물엿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고, 1년여의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매콤한 소스와 바삭한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닭강정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닭강정이라는 이름도 찹쌀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꿀과 튀밥을 입혀 만드는 한과에서 빌어온 말이다.

30분이상 대기줄은 감수해야
바삭거리는 식감과 함께 신포닭강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매운 맛이다. 신포닭강정의 매운 맛은 소스에 들어가는 청양고추 때문이다. 하지만 매운 맛이 입안에 오래 남지 않고, 뒷맛이 개운해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혀를 내두르면서도 자꾸 손이 가게 된다. 고추장 대신 고추기름을 사용해 텁텁함을 없애고, 땅콩가루를 넣어 고소함을 더한 것도 신포닭강정의 맛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음은 넘치도록 담아주는 양이다. 신포닭강정을 지금처럼 유명하게 만든 게 바로 푸짐한 양이다. 대자가 됐든 중자가 됐든, 주문을 하면 큰 접시 위에 탑을 쌓듯 닭강정을 차곡차곡 올려 내온다. 쌓아 올린 모습도 모습이지만 하나하나 조각들이 무척이나 큼직큼직하다. 재료로 사용하는 닭 자체가 실하다는 얘기다. 이곳에선 대(大)자 하나면 장정 넷이 넉넉히 먹을 만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을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다. 신포닭강정을 찾는 사람 중 많은 이들은 학창시절 맛 본 닭강정의 맛을 잊지 못해 찾는 경우가 많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건 변하지 않은 맛 때문이다. 대학시절 처음 닭강정을 접해본 중년의 고객들은 이제 자신의 자식들과 함께 닭강정 집을 찾는다. 전화 한통이면 어디든 배달해주는 편리함을 마다하고, 또 길게 줄을 서야하는 번거로움도 참아가면서 굳이 이곳 시장을 찾는 것은 단순히 닭강정 한접시 먹기 위해서만이 아닐 터다.
어쩌면, 가슴에 담아두었던 추억의 한 자락을 자신의 아들, 딸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른다. 맛은 그렇게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고 기억된다. 신포닭강정의 맛을 추억의 맛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인천광역시청 : www.incheon.go.kr
인천중구청 : www.icjg.go.kr
인천광역시 서부공원사업소 : wolmi.incheon.go.kr
한국이민사박물관 : mkeh.incheon.go.kr
○문의전화
인천시청 관광행정팀 : 032-440-4042
인천중구청 관광진흥과 관광진흥팀 : 032-760-7820
신포닭강정 : 032-762-5800
인천광역시 서부공원사업소 : 032-765-4131~3
한국이민사박물관 : 032-440-4710
○대중교통 정보
[ 지하철 및 도보]
1호선 동인천역에서 내려 신포 지하상가 방면으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신포시장이 있다. 신포닭강정을 맛볼 수 있는 가게는 신포시장 입구 좌우에 모여 있다.
[자가용]
경인고속도로 → 동인천IC → 동인천역 → 신포시장 (주차는 신포시장 인근에 있는 두 곳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숙박정보
하버파크 : 중구 항동3가, 032-770-9500
인천공항호텔 : 중구 운서동, 032-752-2066
호텔퀸인천에어포트 : 중구 운서동, 032-747-0070
호텔sky : 중구 운서동, 032-752-1101
아이리스 : 중구 항동7가, 032-889-0214
굿모닝모텔 : 중구 인현동, 032-766-3412
○식당정보
공화춘 : 중구 북성동3가, 중식 032-765-5600
동화원 : 중구 북성동2가, 중식 032-766-0572
본토 : 중구 선린동, 중식 032-777-4888
길손삼치집 : 중구 전동, 삼치구이 032-766-2341
동그라미 : 중구 전동, 삼치구이 032-762-3147
도란도란 : 중구 인현동, 삼치구이 032-772-9306
○주변 볼거리
답동성당, 내리교회,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차이나타운,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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