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식(42·직장인)씨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환하게 웃는다. 강 씨 부부는 강원도와 경상도 출신. 명절 연휴가 짧을 때는 처가 가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강 씨는 아내의 싸늘한 눈길을 피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런데 올해는 대체휴일제 덕에 양가 모두 들러 아들 노릇, 사위 노릇 다 할 수 있게 됐다. 강 씨 부부는 양가 어른들께 드릴 선물을 고르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38년 만에 가장 이른 올해 추석엔 차례상 차리는 데 예년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햅쌀로 만든 송편을 맛보기도 어렵겠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그 어느 해보다 추석이 즐겁다. 지난해 도입된 대체휴일제가 처음 적용돼 추석연휴가 5일이나 되기 때문이다. 달라진 추석 명절의 新풍속도를 알아본다.

명절선물 스마트폰으로 쏙~
명절 선물 1순위인 현금과 상품권이 머지않아 모바일 상품권에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맞물리면서 올 추석 선물을 모바일 상품권으로 주고받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도 한몫했다. SNS를 통해 선물을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명절 선물을 봉투가 아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바일 상품권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32억원에서 2012년 1063억원, 지난해 1413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종이 상품권과 모바일 상품권의 중간 형태인 모바일 쿠폰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매장에서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인터넷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이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백화점 전체 상품권 중 25%를 차지한다. 신세계는 모바일 상품권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금액별 추가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로 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SNS상의 명절 선물 판매도 등장했다. 어른들을 위한 효도선물용 홍삼선물세트부터 주변 동료나 지인을 위한 저가 핸드크림세트, 티세트, 빔프로젝터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내복 대신 파자마, 과일 대신 건식품 인기
‘이른 추석’은 선물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매년 대표적 추석 선물로 꼽혀 왔던 내복은 더운 날씨에 외면당하고, 그 자리를 파자마와 양말 등이 꿰찼다. 쌍방울, 비와이씨(BYC), 남영비비안 등 속옷업체는 이 같은 분위를 파악, 양말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날씨에 영향을 덜 받는 건식품과 가공식품 위주의 선물세트가 잘 팔리는 것 역시 이른 추석이 낳은 풍경이다. 건조과일, 멸치, 버섯 등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건(乾)식품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롯데닷컴은 추석 선물매장 오픈 후 멸치, 반건시, 하루견과 등 건식품의 판매율이 지난해 추석 명절 대비 15%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식품은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섭취 및 휴대가 간편해 추석 선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햄, 참치캔, 연어캔 세트, 홍삼 등이 올해 이른 추석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10월 도입된 대체휴일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추석 연휴를 맞아 직장인 사이에선 쉬는 기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회사마다 대체휴일제 적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석을 앞두고 ‘며칠 쉬세요’가 인사말이 됐다. 대체휴일제를 적용할 경우 올해는 추석 연휴 첫날인 7일이 일요일과 겹쳐 연휴 다음날인 10일 수요일까지가 휴일이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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