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저물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닷새가 화살처럼 지나갔다.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몸은 계속된 술자리 탓에 천근만근이다. 평소와 달리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어 속도 엉망이다.

주부들은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 송편, 전 등 차례 상에 올릴 음식을 만들고 나면 집안 청소도 해야 한다. 명절날 차례를 지낸 후 쉴 만하면 찾아오는 손님 접대에 연휴가 끝나 버렸다. 혹여 시댁과의 작은 갈등이라도 생겼다면 우울증 등으로 피곤함은 배가된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다.

편안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정신적 여유와 휴식이 필요할 터. 무리한 스케줄 대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긴 연휴 끝의 우울감과 육체적 피로감을 극복하는 데 문화 활동이 매우 효과적이다”며 “특히 음악감상이나 영화관람은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므로 적극 권장한다”고 입을 모았다. 명절 후유증, 한방에 털어낼 만한 영화를 알아봤다. 
 
벗고 치는 고스톱 ‘타짜-신의 손’
‘타짜’가 8년 만에 ‘타짜-신의 손’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았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 ‘타짜’ 시리즈의 2부를 영화화한 것으로 시나리오의 탄탄함을 바탕으로 개봉 전부터 수많은 영화팬의 기대를 모았다.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승현, 신세경, 이하늬 등 주연배우도 확 바뀌었다. 곽도원도 악역으로 분해 도박판의 무게감을 더한다. 고광렬 역의 유해진과 아귀 역의 김윤석은 1편에 이어 또다시 출연해 향수를 자극한다.

11명의 다양한 캐릭터가 쉴 새 없이 등장해 볼거리가 풍성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영화 곳곳에 배치된 코믹한 장면은 전작과 다른 ‘타짜-신의 손’만의 매력을 부각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시리즈는 신세경, 이하늬 중심의 치명적 ‘19금’ 매력을 발산한다는 점에서 남성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 보여 주듯 ‘타짜-신의 손’의 키워드는 ‘벗고 치는 고스톱’, 즉 노출이다.

‘타짜-신의 손’은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던 대길(최승현)이 타짜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목숨이 오가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별한 가족 이야기 ‘두근두근 내 인생’
강동원과 송혜교가 ‘가족애’를 담은 작품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처음 부모 연기에 도전한다. 강동원, 송혜교는 열일곱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로, 아들은 여든 살의 신체 나이를 가진 조로증 환자다. 아들 아름 역은 신인 아역배우 조성목이 열연했다. 백일섭, 김갑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역시 이 영화의 볼거리로 꼽힌다.

발간 3개월 만에 14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운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여배우들’의 이재용 감독이 진두지휘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가슴 뭉클하면서도 유쾌한 시선으로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울음으로 감정을 정화시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가벼운 톤으로 그린 영화다. 

정통 액션버스터 ‘루시’
세계적 액션 거장 뤽 베송 감독과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의 만남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영화 ‘루시’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특히 ‘명량’으로 국내 스크린을 점령한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스칼렛 요한슨과 어떤 연기 호흡을 보여 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 7월25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오프닝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개봉 6주차를 맞은 이달 1일까지도 북미 흥행 수익 1억1857만 달러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가 어느날 미스터 장(최민식 분)에게 납치돼 몸 속에 강력한 합성약물을 넣은 채 강제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뇌의 100%를 쓸 수 있게 되고 자신은 물론 모든 상황과 타인의 행동까지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다. 희대의 악역으로 변신한 최민식의 모습이 사뭇 궁금하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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