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피시장 도전…‘띵하오’란 말 절로 나오게 할 것”
이은정 한국맥널티㈜대표는 우리나라 원두커피 대중화의 선구자다. 이 대표가 커피에 빠져 창업을 결심한 1993년. ‘카페 맥널티’로 사업을 시작한 그가 원두커피 업체 대표라고 소개하면 “다방 하시는 거예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지도가 약했다.

하지만 원두커피의 매력에 확신을 갖고 사업을 추진한 이 대표는 맥널티를 국내 원두커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수입업 위주였던 사업구조를 제조업으로 전환하며 원두커피 유통뿐만 아니라 편리하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삼각원두커피백’을 출시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원두커피를 편하게 즐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자부심을 느끼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전체 커피시장 중에 원두가 차지하는 부분은 10%에 불과해요.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죠. 원두커피의 깊은 맛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어디서든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커피지만 커피 산업이 커질수록 연구개발 영역도 커지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소비자의 식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의 고용인원 중 15% 이상을 항상 연구인력으로 유지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은 과감하게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한다. 그 결과 500여 종의 레시피와 특화제품 특허를 보유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로스팅과 블랜딩 기술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의 커피에 대한 기술 투자는 커피 산업이 벤처산업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커피가 무슨 벤처냐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나 수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기술력을 갖춰야만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는 커피 산업이야 말로 벤처입니다.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하는 기업은 어떤 업종이든 벤처입니다.”

한국맥널티는 국내 커피문화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기업답게 커피업계 최초로 벤처기업 인증, ISO 9001 인증,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등을 받았다. 특히 최고급 원두커피를 소비자가 편리하게 마실 수 있도록 개발한 핸드드립 원두커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액상타입 포션커피는 대표적인 성과다.

이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창업 초기 우리나라에 원두커피를 알린 것처럼 ‘차’문화의 대표 국가인 중국에서도 한국 커피 붐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최근 중국 바이어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날 정도로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인구는 우리나라의 28배에 달하는데 전체의 커피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 정도 밖에 되질 않죠. 하지만 최근 대규모 차밭으로 유명했던 중국 운남성이 차밭을 갈고 커피 재배를 시작할 만큼 중국 시장의 커피 잠재력이 큰 상황입니다. 내년에는 중국 현지에서 커피를 생산해 판매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의 새로운 개척 분야는 커피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6년 시작한 의약품제조분야에도 새로운 공장을 만들어 생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서방형 약물제조에 대한 특허 획득을 통해 국내 유일의 단일 펠릿(pellet)으로 된 항알러지복합제 생산 등 해당 분야의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제약 산업의 성공을 통해 이루고 싶은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커피 산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된 것은 원산지인 아프리카에서 좋은 원두를 제공해줬기 때문이죠.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우리가 좋은 약을 만들어 아프리카 지역에서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을 돕고 싶어요. 10년 뒤에는 아프리카에 방문해 직접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죠.”

그녀는 회사 뿐만 아니라 현재 여성벤처협회 회장으로 여성벤처기업인에 대한 사회인식 고양과 벤처기술정책 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2014년 대표 멘토’ 20명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경험을 젊은 기업인들에게 전해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여성의 위상이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성의 경제적인 성과보다 인식변화의 속도는 매우 더딘 것이 사실입니다. 이 같은 간극을 줄이는 것이 저의 역할이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후배 여성 기업인들이 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사진 : 오명주 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