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댐 로하스공원

충북 청원군, 보은군, 옥천군과 대전시 동구 대덕구에 인접해 있는 대청댐. 우리나라 3번째 규모의 큰 호수다. 강변 드라이브 길로 손꼽히던 그곳에 대청호 둘레 500리길이 만들어져 더 인기다. 물 따라 산 따라 이어지는 길은 차로도 좋고 걸어도 좋다. 차가워져 헐벗은 나무까지도 넉넉한 강변이 그 빈 자리를 메워준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반드라이브 길이 멋지다.

차로도, 도보로도 ‘OK’…대청호 500리길
수몰된 지 33년 만에 선보인 대청호 둘레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산과 사람과 물’을 테마로 대청호 500리길을 조성했다. 대청호 500리길은 2010년 7월부터 시작해 3년에 걸쳐 만들어진 둘레길이다. 전체 21개 구간으로 나눠 추진된 길은 200㎞에 달한다. 대청호를 빙 둘러 조성된 길은 5개 지자체(대전시 동구, 대덕구, 충북 옥천, 보은, 청원군)의 도보 길인 대전호반길과 옥천 향수길, 청남대 사색길 등을 비롯해 주변 등산로와 산성길, 임도 등을 담고 있다.

대청호 물문화관과 두메마을, 관동묘려, 미륵원, 대청호 자연생태관, 청남대, 금강유원지, 찬샘마을, 문의문화재단지, 옥천의 육영수 생가와 정지용 생가 등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적인 유물유적지 등 체험거리·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이 걷는 길을 알리기 위해 라디엔티어링 걷기대회 등이 펼쳐진다. 라디엔티어링 걷기대회란 라디오를 들으며 대청호 500리길을 여유롭게 걷는 행사다. 원하는 코스를 정해 대청호반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걷지 않고 그저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이 계절에 오히려 잘 어울리지만 그래도 잠시 멈추고 싶다면 구룡산(구봉산 370m)의 현암사와 정상까지만 걸어보자. 현암사는 가파른 철 계단을 타고 200m 정도 걸어야 만나는 사찰이다. 짧지만 숨을 헐떡거려야 될 정도로 경사가 있다. 넓지 않은 터에 건물 몇 개가 일렬식으로 배치돼 있다.

현암사는 바위 끝에 매달려 있는 ‘다람절’이라고 불린다. 달 현에 바위 암 자를 이름 삼은 현암사(懸岩寺)는 그래서 달맞이하기 좋은 곳으로도 손꼽는다. 무엇보다 대청댐과 물줄기가 한눈에 조망된다는 점이다. 대청호는 물론 멀리 충남 최고봉 서대산(904m)까지 바라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사찰이다.


바위 끝 달맞이 명소…현암사
백제 전지왕 3년(407)에 고구려 승려 선경이 창건했고 창건 설화로는 선경이 노루가 앉았던 자리에 절을 세웠다는 설이 있다. 또는 신라 성덕왕 때 선경이 창건했다는 설, 고구려 승려가 세웠다는 설 등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충청도읍지’ 등에는 견불사 또는 견불암으로 기록돼 있다. ‘문의읍지’에는 현사(懸寺)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사찰 내에 현존하는 석조물들이 대체로 고려 말기 이전 것들이어서 창건시기를 고려 후기로 추정한다. 조선시대에는 큰 번영을 누리지 못한 채 폐사 됐다가, 1945년 8·15 광복 후 괴산의 김사익이 중건했다. 그러다 1986년 도공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대대적인 불사를 진행해 오늘에 이르렀다.

현암사의 현재 건물은 1988년에 중건된 대웅전을 비롯해 용화전, 산신각, 요사채가 있다. 용화전에는 창건 당시 선경이 자연석에 조각한 것으로 전해지는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돼 있다. 또 대청호의 호반을 울리는 대형 석종이 있다. 이 사찰에는 높이 1.44m 크기의 팔각원당형 부도 한기가 전해지는데, 이것은 연꽃봉오리 상륜이 남아 있는 부도로 조선 중기 이전의 유물로 추정된다.

현암사 마당에서는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가 대청호 건너편에 정면으로 보인다. 그 이유만으로 이 사찰은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으로 쓰이던 그 시절, 정부 부처에서 사찰 철거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끝내 스님들은 이곳을 지켜냈다.

경내를 비껴 나면 오래 되지 않은 탑 두기가 있다. 그곳만 보지 말고 구룡산 삿갓봉까지 산행을 해보자. 구룡산은 문의면 덕유리와 현도면 하석리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산의 모양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모여 있는 것과 같다고 해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구룡산 삿갓봉까지 멀지는 않지만 낙엽이 깔린 길이 미끄럽게 한다. 꼭 등산장비를 갖추고 걷는 것이 좋다. 정상에 서면 흑룡과 장승, 벤치가 있다. 그곳에서서 바라보는 대청호반의 물줄기는 현암사에서 보는 것하고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선다. 조금 멀게 느껴지지만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이 훨씬 시원해진다. 또 정상 서쪽 진장골에는 장승마을이 있다.

하산 후에는 대청댐이나 로하스 해피로드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혹은 신탄진으로 이어지는 길까지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혹은 반대로 문의문화재단지(043-251-3288)와  청남대(043-220-6412)를 함께 연계하면 된다.   

■여행정보
○주소
청원군 현도면 하석리 50/문의:042-932-2749
○찾아가는 방법 
경부고속도로 청원갈림목-당진∼상주 간 고속도로-문의나들목-나들목에서 나와 좌회전해 대청호반길을 타고가면 현암사 주차장.
청남대는 하루 500대에 한해 승용차 입장을 허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승용차 입장 예약을 해야 한다.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문의면에 있는 ‘청남대문의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뒤 좌석버스를 타고 입장하면 된다.
○별미집
대청호반길 주변에서는 외식1번가(043-288-9912), 청남대한정식(043-288-1259), 나루터한식 (043-298-8500) 등이 있다. 또는 대청호반 길을 따라 신탄진까지 가보자. 신탄진의 영화반점(042-931-4158, 신탄진동 139-17)은 3대가 이어오는 집으로 해물 짬뽕을 비롯해 음식이 전부다 맛이 좋다. 근처에 있는 신탄진 부추 해물 손 칼국수(042-934-5656, 칼국수 대덕구 신탄진동 139-24)도 푸짐하고 맛도 좋아 인기다.
○숙박정보
대청호 인근의 문의면에 모텔이 있다.
○주변 볼거리
대청댐에서 신탄진으로 가는 길목에는 취백정(대전광역시문화재자료 제9호, 대전광역시 대덕구 미호동 18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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