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여는 만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
“명성은 1년에 인치(inch) 단위로 쌓여 가지만 1초에 피트(feet) 단위로 사라진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이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한 기업이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라는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의 일갈을 떠올릴 수 있다.

규모를 막론하고 최근 많은 기업, 조직 자체 또는 시장에 제공하는 주요 제품, 서비스에 대한 브랜드 이슈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경우를 언론 매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 브랜드 가치가 커질수록 브랜드 취약성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와 브랜드 취약성 증대에 대한 정(正)의 관계는 고객의 브랜드 신뢰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대되고 있지만, 해당 브랜드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증명되는 순간, 바로 대체 브랜드를 고려하는 의지 역시 더욱 커졌다는 것을 기업 경영진들에게 시사해 준다.

기업의 생명과도 같은 브랜드와 명성에 대한 파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기술, 그리고 이들의 전파속도로 인해 과거와 달리 매우 쉽고 빠르게 극단적으로 진행된다.

상품의 결점, 해당 기업 임원의 비윤리적 행동, 부주의에 의한 기밀 고객정보 누출은 물론이고 아무도 관심 기울여 보거나 듣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가 생각했던 사실이나 보고서 등이 기업 브랜드 취약성에 기여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고객의 신뢰를 잃는 시점에서부터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비즈니스가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펩시콜라로 유명한 펩시(PEPSI)사는 3년간 성과가 좋지 않은 제품 게토레이의 매출 촉진을 위해 미션 컨트롤(Mission Control)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카고에 위치한 게토레이 마케팅 부서 사무실 한쪽에 통유리로 개조한 회의실에서는 지속적으로 소셜 미디어 상의 관련 글을 추적하고 브랜드의 인터넷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4명의 전담 직원이 배치된 것.
단지 고객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것에서 게토레이는 스포츠 드링크 매진에 대한 불만에 대해 해당 제품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회사 및 관련 상품들에 관한 잘못된 정보, 악성 루머나 소식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수정, 관리할 수 있었다.

이렇듯 기업, 조직 측면에서는 브랜드 취약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취 플랫폼(listening platform)을 포함한 브랜드 리스크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니터링 및 분석 결과를 실제 대응 액션플랜과 연결시키고, 과거 위기활동 사례를 통해서 학습하고 이를 다음 대응체계 개선에 적용하는 등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브랜드 리스크관리 활동을 필요로 한다.

기업 비즈니스 생태계 내에 있는 모든 임직원, 비즈니스 파트너, 고객, 그리고 심지어는 경쟁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요 이해 관계자들 중 취약한 어느 한곳에서 브랜드 파괴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자체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리고 무엇이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도 필요하다면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기업의 브랜드, 명성을 파괴하려는 시도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기업, 조직 간의 긴장관계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 회사의 대표 제품의 브랜드 취약성과 어떤 상황이 발생될 수 있을지, 그리고 브랜드 리스크를 경감시키기 위해 임직원 각각이 어떤 노력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부터 실천해 보자.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치명적인 브랜드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브랜드, 명성의 회복력을 확보하는데 분명 도움을 줄 것이다.
 
- 글 : 이희정(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사 / 「리스크 인텔리전스: 불확실성 시대의 위기경영」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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