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조정했다.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다만 이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 등을 반영한 것으로 한은은 여전히 내년도 하방 리스크가 상방 리스크에 비해 다소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경기회복 모멘텀 충분치 않아
한은이 지난 15일 발표한 ‘2014~15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3.5%, 3.9%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3.8%, 4.0%)보다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3분기 중 소비 개선이 미흡해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한데다 정부가 내년 확장한 예산편성 효과를 제외하면 최근 경기회복 모멘텀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성장률 하향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물가 전망도 낮췄다.
한은은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7월 전망에 비해 하향조정(1.9%→1.4%)한 것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하락세 장기화에 주로 기인한다”며 “금년 3분기 중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에는 수요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완화되고 농산물가격 상승, 공공 및 개인서비스 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전망에서 정부의 담뱃값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기존 전망과 같은 840억달러가 유지됐으나,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6.1%에서 올해는 5%대 후반, 내년에는 4%대 중후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품수출과 상품수입의 전망치는 각각 기존 6.1%, 4.1%에서 4.0%, 2.7%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종합 결론에서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투자심리 회복 지연, 세수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내년에 유로존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이는 국내경기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경제전망기관 3% 후반 성장 예측
한편, 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전망기관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 예상보다 낮은 3% 초반을 예상한 기관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와 비슷한 3% 후반대의 성장률을 예측했다.

내년 한국 경제를 가장 어둡게 본 곳은 캐나다 3위 은행인 노바스코샤은행과 독일 데카방크로 각각 3.2%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와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3.3%를 제시했다.

다이와캐피털마켓(3.4%), ING그룹(3.5%), 스탠더드차타드(3.6%), 무디스(3.6%)의 전망치는 3% 중반대였다.
HSBC(3.7%), 크레디트스위스(3.7%), 골드만삭스(3.8%), 도이치방크(3.8%),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3.9%) 등은 내년 성장률을 3% 후반대로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4.0%), 시티그룹(4.0%), 노무라(4.0%), 바클레이즈(4.0%) 등 7곳은 정부 예상치보다 조금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4.0%를 넘어서는 전망을 한 기관은 모건스탠리(4.1%), 스코틀랜드왕립은행(4.1%), 비즈니스모니터(4.1%) 등 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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