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상으론 성공했지만…
A사장은 재산이 수백억에 이른다. 기업형 고리대금업으로 번 돈이다. 그는 항상 주변에 경호원 2~3명을 대동한다. 채무자와의 돈 문제로 칼을 맞을 뻔 한 뒤로 계속 젊은 주먹들이 밀착경호를 하고 있다.
B사장도 100억대 재산가.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상대방이 B사장의 밀수 경력, 학력위조, 아내 외에 호적에 올리지 않은 여자 문제 등 흥미진진한 폭로를 연발하는 바람에 낙선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외제차를 타고 있다.
C원장은 박사학위가 셋이나 있다. 부모가 가진 재산 덕에 외국 유학 끝에 돌아와 병원을 개업했다. 요즘은 병원도 매니지먼트 개념을 도입했기에, C원장을 CEO 로서 여기에 언급하지만, 형제지간에 우애 없고 부모에게도 서운하게 해서 노부모는 실버타운으로 들어가 버렸다. 부인과는 사이가 좋다.
이상 세 사람의 CEO는 과연 성공한 사람들일까? 물론 기업(병원도 포함)경영의 목표는 이윤창출에 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면 우리 사회는 그를 일단 성공한 사람으로 대우한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었다는 그 결과만으로 성공을 저울질해도 되는가, 라는 의문은 끝나지 않는다.

4인분짜리 행복도 성공이라구?

납득할 수 있는 성공이란 무엇인가? 성공은 어떤 허물도 다 씻어버릴 수 있는 것인가? 성공한 인생은 무조건 납득할 수 있다고 봐야 하는가? 폭력배를 동원한 고리대금업자를 진정한 금융인이라고 봐야 하는가?
어떻게 벌었건 가짜 학위를 돈 주고 샀다든가, 아내 외의 여자를 여러 명 거느리며 여자의 인격을 짓밟는 것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가? 거기에다 국회의원이라도 되면 돈과 명예까지 곁들인 더블 성공이라 봐야 하는가?
부모 덕에 좋은 학교 나오고 외국 가서 좋은 공부 해가지고 돌아와, 미국식 개인주의와 4인분(아내와 1남1여)짜리 행복에 충실한 나머지 부모형제와 불화하게 지낸다면 그의 성공을 몇 점짜리로 봐야 하는가?
위의 예를 든 세 사람은 물질적으로는 분명히 성공했다. 물질면에서는 부러울 것이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가끔 심파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금을 좀 내놓는다면, 그 때는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 어쩌구 하면서 돈 많은 티를 낼지도 모른다.

보잘것 없는 승리 해봤자…

반칙으로 이루어진 성공을 부러워 말라.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논리에 현혹되지 말라.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마약이나 매춘 같은 범죄적 수법으로 돈을 크게 번 사람도 성공 대열에 넣어 줘야 한다.
납득할 수 없는 성공도 있는 법이다. 이해득실만 따지는 사회에서, 오로지 돈만 모은 것을 성공이라 한다면 성공은 너무 삭막한 것이 돼버린다. 이해득실에만 좌우되는 인생, 앞뒤 안가리고 현금지상주의로 간다면 그가 얼마를 가지고 있든 시시한 인생이라 불리울 수도 있다.
보잘 것 없는 승리도 있다. 반칙으로 이기는 스포츠맨의 승리처럼 영광스럽지 않은 승리도 있다. 칼로 위협해 여자를 소유하고 나서 “사랑했기 때문에...”라고 지껄인다고 해서 그 칼이 사랑의 물적증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납득할 수 있는 인생이어야 한다. 납득할 수 있는 성공이어야 하고, 납득할 수 있는 CEO여야 한다. 한 사회의 규범이나 양심이나 삶의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성공이라면 이미 서글픈 실패의 서곡인 셈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때로 실패한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까지도 해보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쉽다고 해서 옳지 않은 길을 택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CEO의 길이 고행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른 고행 끝의 성공이 진짜 성공임을 알기 때문이다.
commukim@dreamwiz.com
코리아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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