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많은 경제학자들의 입에서 세계경제의 고도성장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외부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도 세계 평균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해가 많아 졌다.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인 전망은 찾기 어렵다. 지금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인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인가는 짧은 시간 안에 결정될 것이다.

지금껏 우리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 철강산업의 성공에 의존해 왔지만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중요시하는 산업화 경제에서 지식정보 기반 경제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과거의 성공에 도취돼 있는 듯하다.

세계경제는 지식기반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 기업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쟁 환경에서 새로운 경쟁자와 싸워야만 한다. 경쟁자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졌다.

빨리 빨리를 외쳤던 우리가 오히려 지식정보산업의 빠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무장한 신생기업들의 시장침투에 허둥거리며 대응하기 바쁘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불확실성을 만들어 낸다.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는 위협이 된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큰 기업도 작은 기업도 없다. 다만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변화는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원히 2등으로 남을 줄 알았던 기업에게는 1등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이미 시장을 선점한 거대한 기업을 상대로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한 덕분에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하는 소니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 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돼야 한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혁신은 기업가정신에서 비롯된다.

이미 선진국들은 기업가정신이 강한 국력과 경제를 도약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창조적 혁신 없이 기존의 방식으로 경쟁하는 제로섬 경쟁으로는 더 이상 미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산업사회가 아닌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더욱 혁신의 파급효과가 커진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기업인 페이스북은 122억달러 이상의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18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단지 한사람 개인만의 성공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이다.

기업가는 누군가와 일자리 경쟁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반면에 오랫동안 사업을 해 왔던 경영자도 기업가정신을 잃는다면 하루아침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우리는 수 없이 봐왔다.

기업가정신을 갖지 못한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한국의 잃어버린 30년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 글 :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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