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자금은 2배 이상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자금조달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지난 3일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내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자금 사정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관계형금융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한 대출자금은 2004년 243조7000억원에서 작년 말 489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소기업 대출자금 비중(2012년 기준)도 3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중소기업 자금 사정은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중소기업 자금사정지수는 2010년 88.9에서 2013년 80.1로 최근 4년간 하락하고 있다. 100을 밑돌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상의는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 단기위주의 대출, 금융기관의 경기순응적 대출행태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대출에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대출금액 중 단기대출 비중은 70.5%로 OECD 18개 국가 중 세번째로 높았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 정부나 금융기관이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한계가 있다”며 중소기업과 금융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을 위해 ‘관계형금융’의 기반을 조성해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관계형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 등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비율 등 정량적 정보 외에 지속적인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토대로 한 금융기법을 말한다.

대한상의는 “관계형금융을 통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의 효율성 제고,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기반 확충, 금융권의 심사역량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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