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중소기업 통일경제준비위원회 출범식 개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말했다. “통일경제준비위원회는 통일과 관련한 중소기업계의 씽크탱크입니다. 통일경제 준비를 위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 나가고 정부 등 각 분야와 소통의 창구로 활약할 것입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강조했다. “중소기업이야 말로 경제 대박 및 통일 대박을 만들 주체로서 오늘 발족의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은 설명했다. “지난 6월 중기중앙회에서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통일이 중소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80%가 넘었습니다. 중소기업들도 통일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기대치가 높습니다.”

지난 3일 중기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중소기업 통일경제준비위원회’ 출범식 및 ‘개성공단 발전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인사들의 인사말 가운데 일부다.

중소기업이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올곧은 국정 철학 덕분이었다. 신년 벽두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화두로 던졌다. 7월에는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경제’분야를 특화한 통일경제준비위원회의 출범은 이러한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중소기업계가 적극 화답한 셈이다.

김기문 회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이 자리가 개성공단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고 중소기업의 통일준비를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임박한 통일시대의 남북 단일경제를 중소기업계가 선도적으로 준비하겠다는 ‘백년지대계’를 선언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왜 통일경제를 준비하는가
전인미답의 경제 단일화를 준비해야 한다. 남북의 경제력 격차는 GDP(국내총생산)로 따지면 40배가 넘는다. 그동안 남북 경제 통합을 분석한 통일 관련 보고서는 민관을 막론하고 넘쳐났었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탁월했지만, 세밀한 부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중소기업의 통일시대 이후의 로드맵은 더 그랬다.

이번 중소기업 통일경제준비위원회의 출범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질적이고 세세한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실무조직이다. 준비위원회는 남북의 경제동질성 회복과 시장경제체제 확산에도 공력을 집중할 작정이다.

30여명으로 구성된 통일경제준비위원회 위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 경쟁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준비위원회는 김기문 회장과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고문으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남성욱 남북경제연구원장(고려대 교수)이 공동위원장으로 포진했다.

여기에 중기중앙회 회장단과 관련 단체장을 비롯해 조유현 중소기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김병연 서울대 교수, 박종철 통일연구원 소장 등 학계 및 연구계 16명도 위촉됐다.

특히 조유현 자문위원과 김병연 교수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중소기업 통일경제 준비위원회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정부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남북 최초 경협사업인 개성공단의 10년을 이끌어 온 역대 기업협회장 4명이 풍부한 현장 경험을 조언한다.

왜 중소기업이 주역인가
이날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말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개성공단에 투자를 진행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10주년을 맞은 개성공단이 잘 유지 되려면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는 덧붙였다. “독일의 경우 통일 직후 중소기업이 동독에 진출하며 몇 년 사이에 일자리 400만개가 생긴 사례가 있습니다. (개성공단 발전) 세미나를 통해 우리도 이러한 역할을 잘 논의해 본다면 국회도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시대에 있어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한 적이 있다. 지난 3월말 독일 순방에 나선 박 대통령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두 나라 간 실질협력 강화를 위해 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독일이 강점을 보이는 중소기업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독일은 중소기업이 360만개 정도이며 경제성장의 51.8%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독일이 통일을 통해 다시 경제대국을 재건할 수 있었던 것도 세계적인 중소기업으로 불리는 ‘히든 챔피언’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역시 통일경제 정상화의 열쇠를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한단 얘기다.


왜 개성공단이 발판인가
“제2, 제3의 개성공단 조성을 위한 북한지역 투자가 통일경제시대를 보다 앞당길 것입니다.” 김기문 회장은 말했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도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간 경제협력 활성화뿐만 아니라 북한 나진·선봉 경제특구 방문을 비롯한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확대를 정부측과 협의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발전과 확산은 중소기업이 통일경제 시대를 열어가는 첫 단추다. 이날 반기문 UN사무총장도 메시지를 통해 “남북간 성공적 경제협력사업인 개성공단이 더욱 발전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 개선과 협력증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통일경제준비위원회 출범과 개성공단 10주년 세미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반 총장은 최근 중기중앙회의 요청에 따라 내년 중에 개성공단 방문을 적극 검토할 정도로 공단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대규모의 인력과 물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남북경협 전진기지다. 현재 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는 5만300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공단내 입주기업들이 협업해 민족브랜드인 ‘시스브로’를 선보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러한 공단 경협사업은 단순한 한국 중소기업의 이익 증대뿐만 아니라, 남북간 경제력 격차를 완화시켜 중장기적으로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계가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밀어붙이는 이유다.

- 기획취재팀 : 이권진·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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