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진 (주)코링텍 사장

중국에서 잘나가는 한 한국 기업은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4분의1, 2조가 넘는다고 한다. 특이할 만한 것은 그 회사의 상해 법인 같은 경우 매주 두차례씩 상하이 번화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시장과 고객을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부임한 법인장은 부임 첫해에 중국 전역의 700여개 매장을 돌아보고 현장 관리자 4000여명을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장과 고객에 관심을 가지니 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리라.

고객의 소리는 전문용어로 VOC(Vo ice of Customer)라고 한다.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제품을 쓰면서 어떤 문제가 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 지 잘 알고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

VOC는 고객과 접하는 사람이 가능한 빠르게 파악해야 하고 또 회사의 상급자, 더 나아가서는 최고 책임자에게도 실시간에 전달, 보고돼야 한다. 시장의 흐름이나 변화도 VOC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집단이 결국은 시장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지만 VOC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는데, 그런 기업은 상대적으로 위기에 노출되기 쉬운 것이다. 왜냐하면 VOC는 사무실 천장에 있는 ‘화재 경보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건물에 불이 나기 전에 먼저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을 감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감지한 것을 가지고 경보음을 울려 모든 사람이 알게 해 주니 화재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연기가 나는 것을 모르거나, 연기가 나는데도 그것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연기를 품던 화재의 불씨가 그 사무실을, 건물을 다 태워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VOC를 빠르고 바르게 취합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고객과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겪게 되거나 알게 되는 것을 최대한 빠르게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현장의 접점에 있는 사람은 말단 사원일 수도 있고 임원일 수도 있다. 지위고하를 떠나 고객이 느끼고 필요한 것은 최고 경영자까지 바로 전달이 돼야 한다.

만약 현장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도 조직에 전달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무책임하던지 무관심하던지 둘 중의 하나이다. 반대로 사장이 고객이 하는 말을, 또는 자기 회사의 제품 문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

만약 직원이 많아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듣기 어렵다면 한두명이라도 현장의 소리를,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핫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실제로 자신에게 위험이 있더라도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사람이 회사에는 필요하고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만약 어떤 아주 심각한 VOC를 늦게 알게 된다면 그 상황은 아주 심각한 위기 상황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그 상황을 잘 극복해 내면, 다음에는 그 문제가 생긴 것을 개선해서 더 잘해낸다면, 이번에 겪은 위기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도 자기들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고객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아주 민감하지 않은 회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고장난 화재 경보기를 보고 안심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지 않는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회사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글을 보는 사장님들, 또 고객 담당자들은 고객의 소리, VOC를 확인해 보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생각지 않은 위험 요소가 있는데 미리 대처해서 다행이었다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면 좋겠다.

- 글 : 문형진 (주)코링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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