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프로젝트 적용 … 20억원 비용 절감
작업자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효과도 기대

조선소 작업장 하면 굵은 땀방울이 먼저 떠오른다. 수십 명의 작업자들이 엉켜붙어 ‘오~가~’라는 힘찬 구령과 함께 성인 팔뚝만한 두께의 케이블을 끌어당기는 작업.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듯한 이 모습은 선박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선포설 작업이다. 다른 산업현장에서 보기 힘든 작업 광경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우조선해양(사장 고재호) 옥포조선소에는 이런 작업 광경이 사라졌다. 지난해 이 회사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전선 포설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

이 로봇은 작년 10월 현장적용 이후 상선과 해양플랜트 24개 프로젝트에서 케이블 포설량 150㎞ 실적을 달성하며 약 13억원의 포설비용을 절감했다. 올해 목표인 240㎞ 전선포설을 달성할 경우 약 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선 포설 로봇은 사람의 힘으로 직접 케이블을 당겨 설치하는 힘든 수작업을 줄이고 자동화를 앞당기고 있다. 경비 절감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작업시간 단축, 작업자들의 안전성 및 편의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내부구조가 복잡한 해양플랜트 물량이 증가하고 선박의 대형화로 전선포설 작업을 적기에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선박 건조기간을 단축시키는 핵심공정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2만0000㎞. 서울-부산 간 거리 약 50배를 상회하는 케이블 포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상선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200㎞, 해양플랜트의 경우 약 800㎞의 전선이 포설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현재 이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포설로봇은 300여대. 내년도에는 약 200대 이상의 포설로봇을 추가 양산해 운용할 계획이며, 연간 약 160억원의 경비 절감과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희 대우조선해양 해양생산1팀 반장은 “20년 동안 포설작업을 담당해 왔는데 이번 로봇 개발로 작업 효율과 작업자들의 안전성이 확보돼 주변 동료들이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전선 기계화포설 시스템 정착 및 표준공법 구축을 통해 점진적으로 기계화 포설율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외 조선해양?건설?발전?플랜트 분야 시장규모를 고려해 판매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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