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7월14일 인천광역시 서구 오류동 김포매립지 앞 중소기업 자치공단내 A사를 현장취재차 방문했다.
열처리 업체인 이 中企는 100평 남짓한 공간을 세들어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 직원은 사장의 아내를 포함, 모두 5명. ㅇ사장의 아내가 회계를 비롯한 각종 행정업무를 맡고 있었다.
당시 카드사로부터 상환독촉에 시달리고 있던 ㅇ사장은 “원료(석유)비, 인건비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 납품가는 점점 떨어진다”며 “오죽하면 처(妻)까지 나와 일하겠느냐”고 하소연 했었다.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10일 오전, 기자는 ㅇ사장의 아내와 통화를 했다.
“카드로 수천만원씩 돌려막던 지난 여름은 정말 혹독했다. 그래도 그때는 하루도 연체없이 잘 버텼다. 그런데 최근 카드빚을 모두 대환대출로 바꿨는데도 몇십만원을 못막아 며칠을 연체했다.”
“이 달은 직원 월급을 못맞출 것 같다. 회사설립(97년)후 처음 겪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월급은 줬는데…. 며칠전 받았뒀던 500만원짜리 가계수표가 부도가 났다.”
“요즘 이곳엔 잘나가던 업체들조차 회사를 내놓는 일이 자주 있다. 거래업체들은 보통 2∼3달 지나야 결제해 주고 그것도 3∼4개월짜리 어음이나 가계수표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우리 업체는 (경기가 괜찮은) 조선·선박쪽 일이라 다른 업체들보다 나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런 사실을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부 당국자들이 정말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번도 정부를 탓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전화통화를 끝내자 기자는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 끝없이 계속되는 경기침체, 그 속에서 하나 둘씩 쓰러져가는 중소기업들. 그러나 이들을 위해 정작 기자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단지 ‘힘내라’는 말 몇마디 외에는. 오늘따라 기자가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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