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인력난 현장] 제조업 근간 뿌리산업 구인난은 갈수록 심각

“국내 근로자들은 야간·연장근로를 꺼려 현장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언어 장벽 등의 문제로 활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용접 기능인력의 경우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20~30대의 젊은 층이 거의 없습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물, 도금, 금형 등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뿌리산업특별위원회. 정부의 뿌리산업 지원사업과 제조업 혁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뿌리산업 중소기업인들은 무엇보다도 이들 기업의 인력난을 호소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학생들도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학생들 조차 대기업을 선호해 중소기업, 특히 용접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가 더욱 암울하다”고 말했다.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설립 취지와 달리 졸업생들이 대부분 대기업으로 흘러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국도 한국폴리텍대학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뿌리기업 등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올해부터 도제식 강의 방법을 사용해 이론은 학교에서, 실습은 중소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상당수 학생들이 열악한 임금과 복지로 중도에 포기한다”고 토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실시한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족한 국내 산업기술인력은 3만739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조사보다는 3.9% 감소한 것.

그러나 부족 인원의 90.5%는 중소기업에 몰려 있었다. 중견기업은 3.0%, 대기업은 6.5%에 불과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실시한 중소기업 인력실태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하다.
 
중소제조업에서 현재 부족한 인원은 업체당 평균 2.6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직의 인력 부족률은 3.0%인데 비해, 생산직의 경우 20.9%로 생산직의 인력부족 현상이 사무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소기업은 △임금·복지수준 등에 대한 높은 눈높이 △장래성·작업환경 등의 이유로 인한 잦은 이직 △잔업·휴일업무 거부 등을 인력부족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문제 역시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중소기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인건비 비용 증가 등의 문제도 크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 청년층의 중소기업 외면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중소제조업의 연평균 임금격차는 2008년 약 179만원에서 2013년 240만원으로 확대됐다.

2002~2007년 기간 중 대기업의 59.4%에 달하던 중소기업 평균 임금 수준이 2008~2013년에는 54.5%로 감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훈련을 통한 뿌리기업 구직난 해소, 일반 공업계고등학교와의 산학연계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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