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예측치보다 0.2%포인트 낮은 3.8%로 제시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불확실성이 그 이유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정부와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중후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렸던 중소기업들의 새해 경제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말 새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3.4%보다 높지만 정부의 이전 전망치 4.0%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정부는 “소비심리 위축과 내년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민간의 우려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요인이 있지만,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 측 하락 압력이 완화되고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 2.0%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는 담뱃값 인상효과(+0.6%포인트)가 포함돼 있다.

정부, 성장전망치 0.2%P 하향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투자활성화 대책 효과 등으로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역시 각각 5.2%, 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규제완화와 투자촉진 대책, 주요 기업의 신규투자 계획 등 정책적 효과가 감안됐다. 수출은 3.7%, 수입은 3.2%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는 8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상반기에 재정 조기집행 등 확장적 거시정책과 유가 하락 등의 우호적인 여건을 기반으로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증가와 투자개선 등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구조개혁과 확장적인 재정정책 등의 효과로 내수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수출은 증가세가 가파르지만 내수회복으로 수입이 함께 늘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엔저현상 가속화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중국·유로존의 성장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와 제조업 경쟁력 저하, 노동·교육·금융 부문의 비효율성 등을 대표적인 성장 저해 요소로 간주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보다 다소 비관적으로 새해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0.3%포인트 내렸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투자도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등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진단하고 “중국·유럽연합(EU)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출의 완만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수입도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감소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KDI, 내수부진 심각 진단
특히 KDI는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고 봤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미미하며 투자도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0% 증가해 세월호 사고가 있던 2분기(-0.3%)의 심각한 부진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에 비해 크게 낮은 모습이다.

KDI는 소비뿐 아니라 생산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주력 부문인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부진해 경기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

수출도 대미 수출 덕으로 일정한 수준의 증가율이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 개선이 늦어지면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수입도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KDI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3.5%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3.5%)는 세계경제가 3.8%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추산된 수치인데,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KDI는 그러면서 “만약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3.3%)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면 한국 경제성장률도 3%대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LG경제연구원이 3.4%로 가장 낮고 KDB대우증권이 3.5%, 현대경제연구원 3.6%, 한국금융연구원 3.7%로 각각 성장률 전망치를 예측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이달 수정 전망 때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해외 금융기관들도 KDI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8개 해외 경제예측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5%로 집계됐다.
해외 기관들의 전망치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3.8%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들어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한국의 내수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중국·유럽의 경기 둔화와 엔저 심화로 수출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별로는 HSBC와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이코노믹스의 전망치가 3.1%로 가장 낮았고 BNP파리바는 3.3%로 내다봤다.

해외기관 “엔저 영향 타격 커”
이들은 특히 공통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엔저에 따른 수출가격 하락분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수출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한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제조업 136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중소기업 경기 및 경제환경 전망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0곳 중 8곳(78.9%)이 올해 경기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거나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소기업들은 올해 GDP 기준 경제성장률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와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새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요인으로는 ‘소비·투자심리 위축’(48.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서 ‘가계부채’(16.6%), ‘환율불안정’(11.7%)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새해 중소기업 경영애로는 ‘내수침체’(44.4%)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인건비 상승’(13.5%), ‘과당경쟁’(10.3%)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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