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열전]이원호 신원기계㈜ 대표

▲ 이원호 대표

이원호 신원기계㈜ 대표이사는 외국기업들이 잠식해온 쇼트기계의 국산화에 앞장서온 쇼트기계 제조 분야의 선구자다.
쇼트기계는 제품이나 부품 표면 등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금속을 다듬질하는 데 쓰이는 표면처리기계다. 건설업, 자동차, 중공업 등 우리나라 여러 기반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장치다.

1978년 한국쇼트기계에 입사하며 업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자연스레 외국의 선진 기술을 몸으로 습득해왔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쇼트기계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해 대부분 기업들이 외국 제품을 사용해왔다. 이후 20여년간 관련 업계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2006년 직접 쇼트기계 전문회사인 신원기계를 설립했다. 국내 기술로도 외국기업들에 견줄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확신에서였다.

처음 개발을 시작한 것은 ‘와이어 메쉬 벨트 쇼트 블라스팅 장치’. 건축, 자동차 부품 주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이 장치는 표면 처리 대상물을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 부분을 기존 고무 재질 대신 다이아몬드 패턴의 망(Mesh)으로 바꾼 것이다.

컨베이어 벨트가 망사 형태기 때문에 대상물을 뒤집지 않고 한번에 위아래 면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작업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대표는 전 직장에서 이 제품을 개발하려 했지만 사용 수명 보증이 힘들 것이라는 회사 측의 판단으로 무산됐다. 회사 설립 후 곧바로 이 아이템의 개발에 착수한 그는 이듬해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여종의 수입 쇼트기계를 대체 개발해 현재는 국내 범용 쇼트기계 중 수입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

국내에서 만든 수입 대체 쇼트기계는 보통 가격이 수입의 절반 정도다. 유지와 보수도 훨씬 용이하다.
이 대표는 사내 기술연구소와 생산부서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텀블링, 스윙드럼, 로터리, 스크류 타입 등 대상물의 형태에 적합한 이송 방식을 적용한 개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인력이나 지게차 등으로 처리 대상을 이동시켰던 기존 방식을 무인 자동화하거나 처리 용량 및 속도 등을 개선한 신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신원기계가 쇼트기계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기술 개발 덕분만은 아니다. 이 대표는 성공의 비결로 고객사와의 신뢰관계 형성, 인재 관리를 꼽았다.

“지금이야 우리 제품을 믿고 쓰는 기업들이 많지만, 초기에는 믿고 써주는 곳들이 많지 않았죠. 품질력 하나 만큼은 자신 있어서 1년 이상 쓰지 못하면 대금을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제품을 팔기도 했어요. 제품을 판 곳 중 대금을 받지 못한 곳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보증기간을 훌쩍 넘기도록 사용하면서 관련 업계마다 소문이 퍼져 나간게 지금 신뢰형성에 큰 도움이 됐죠.”

130평의 임대공장에서 시작했던 신원기계는 수주량이 계속 늘어 확장 이전을 거듭한 끝에 2010년 현재 위치에 1200평 규모의 공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는 시화공단 내에 2000평 규모의 부지로 다시 한번 확장 이전한다. 이전을 마치고 나면 직원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사원 아파트도 구입할 계획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 역시 3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통해 장기 출장을 가서 느끼는 고충이라든가 생산 현장에서 부딪치는 어려움 같은 것들을 직접 느껴봤잖아요. 회사에서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 저 같은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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