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의 건배사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 회장은 “죽도록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건배 구호는 필사즉생과 중소기업으로 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을미년 새해 정부의 신년사 키워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월 5일 새해 첫 외부행보로 ‘2015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혁신으로 경제 활성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대한민국 30년 성장의 기틀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렇지만 개별 기업들의 시무식 현장에서는 변화와 혁신보다 먼저 ‘생존’에 대한 비장한 각오가 들려온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생존을 위한 질적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생존조건 확보를 위한 사업구조·수익구조·재무구조 혁신과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많은 중소기업의 개별 사업장에서도 위기탈출의 비장함이 신년사로 전파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한 기업들에게는 희망찬 새해가 시작됐지만 절박한 위기감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희망의 온기는 살아 있다. 중소기업뉴스가 최근 열린 재계 신년인사회 현장 스케치를 통해 대·중소기업인들의 새해 각오와 도약의 원동력을 찾아봤다.

‘히든챔피언 도약’ 원년 될 것
“필사즉생!”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술잔을 치켜들고 건배사를 외치자 수많은 참석자들이 “중소기업!”이라고 화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지난 5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201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하면서 올 한해 재계의 경제 활성화에 힘껏 힘을 불어넣었다.

앞서 김기문 회장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들의 치열함도 그렇고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12척 배로 왜군을 물리치는 내용에서는 필사즉생이라는 말이 등장한다”며 “올해 중소기업에게 가장 걸맞은 사자성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비장한 건배사일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토로하면서도 새로운 도약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도 큰 웃음을 보이며 김기문 회장의 건배사에 크게 동의한다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의 대·중소기업 대표, 경제 6단체장, 국회, 주한외교 사절 등 사회 각계 인사 1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신년 메시지는 향후 재계의 경영과 전략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화두가 가득했다.

박 대통령은 “투자와 함께 내수의 양대 축인 소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부동산 대출부담을 줄여 가계소득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고 아울러 위축된 소비 심리도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규제총량제와 규제단두대로 핵심 규제를 개선하고 대한상의의 ‘전국규제지도’와 정부의 규제정보포털 간 연계를 통해 투자의 걸림돌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구현과 주력산업 혁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4개 지역에서 개소한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올해 상반기 중 전국 17개 시도에 개소를 완료해 창조경제의 지역거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FTA로 넓어진 경제영토를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산지관리 시스템을 확대 보급하고 상호인정협정 체결 등을 통해 비관세장벽에도 적극 대응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마케팅·금융·R&D 등 맞춤형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기업인이 솔선수범하고 이해관계자가 합심하고 양보와 협조한다면 소득 3만달러, 5만달러도 가능할 것”이라며 “희망찬 새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듭시다”고 밝혔다.


中企신년인사회에 희망메시지 ‘만발’
지난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5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도 희망과 도약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600여명의 중소기업인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새해 경기전망과 각자의 사업구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금형 제조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난 한해 경기불황 속에서 죽을 각오로 버텨냈다”며 “올해 정부와 국회가 한국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에 최선을 다해 준다면 다시 한번 사기충천해서 해볼 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 살리기는 개별 사업자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수많은 종업원의 가계를 함께 살리는 뜻깊은 국가 과제”라며 “지역별로 나와 있는 정부기관들이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와 고통에 더 귀를 기울여줘야 할 시기”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중소기업계의 2015년 메시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장기침체냐 재도약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고착화되고 있는 저성장과 저소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구조적인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앞에 놓인 경영환경이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죽기를 각오하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중소기업인의 다짐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필사즉생의 각오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기업가정신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와 타 경제단체에서도 중소기업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중소기업인이 희망을 갖고 사기충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회의 의무지만 작년에는 그러지 못해 사과드린다”며 “올해는 국회에서 중소기업인의 경영활동을 뒷받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작년 중소기업의 상황을 기진맥진이라고 하던데 이는 우리 신세와 비슷하다”면서 “전체 기업 수의 99%와 고용인원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기업의 심장으로, 우리 경제가 중기인의 어깨에 달려 있다”며 재도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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