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 환골탈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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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협동조합 환골탈태 나서라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008
  • 승인 2015.01.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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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산학연구원 이사장)

우리나라에 중소기업협동조합제도가 도입된 지 53년이 됐다. 2014년 9월말 현재 연합회, 전국 조합, 지방 조합, 사업 조합 등이 모두 970개이며, 회원사가 67만에 이른다. 그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왔으며,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견제하고, 중소기업계의 현안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비해 공동사업을 비롯한 협동조합 고유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 출발부터가 일본이나 유럽과 같이 시장을 바탕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정부주도로 태어났기 때문에 조합의 존립기반이 매우 취약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1965년에 중소기업의 보호 및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조합을 통해 중소기업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를 채택했다. ‘단체 수의계약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큰 타격
구체적 이익이 없으면 뭉치기 힘든 기업인들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앞 다퉈 조합을 찾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조합기능이 활기를 띄고, 조합운영에 숨통이 열렸다. 이 제도가 폐지된 2006년도에는 수의계약 품목이 95개에 납품규모가 무려 4조원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호기를 잘 살리지 못했다.

잘나가는 사업을 토대로 조합원을 위한 인재육성, 기술력 향상 등 경영안정 기반을 강화하는 사업에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 그러나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해 새로운 협동화사업 분야에로의 도전을 소홀히 하고, 안일 무사한 자세를 견지했다.

수의계약제도가 2007년부터 중단되자 소규모 조합들은 거의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갔고, 조합을 찾는 조합원들의 발걸음도 드물어졌다. 꿀물이 떨어지면 외면당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까? 타율적으로 설립된 조직의 태생적 한계이기도 하다. 외국의 잘된 제도와 법체계를 완벽하게 옮겨오긴 했으나, 그 정신과 실질적 운영방법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셈이다.

국내외 협동조합들의 성공사례를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는 조합원들의 협력과 단합을 이끌어내는 열정적인 리더가 있었고, 회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둘째는 한가지 공동사업에 성공하면 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했다. 셋째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조합 활동을 제도적으로 적극 뒷받침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조합 자조노력이 무엇보다 중요
따라서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기능강화를 위한 기본방향도 위의 3대 성공요건을 충족시키는 쪽으로 정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조합이 구성원들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 구성되도록 유도해야 하며,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을 발현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하겠다.

조합의 설립요건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역 조합은 최소 30개, 전국 조합은 50개 업체 이상으로 돼 있는 발기인 요건을 낮춰 뜻 맞는 기업인들이 쉽게 뭉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다른 업종간의 교류와 융합을 촉진하는 조합의 설립도 권장할 만하다.

중소기업청과 광역자치단체는 3∼5년 단위로 중기적인 관점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 발전계획’을 수립해 조합 주도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창출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써야 하겠다. 조합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끝으로 협동조합의 자조노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지원만 바라보는 의존적 자세에서 벗어나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자세로 어떻게 하면 조합원의 협력을 끌어내어 함께 번영할 수 있는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공동판매분야에서도 공공기관에 납품을 위주로 하는 B2G의 사고에서 탈피, 일반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B2C의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 글 : 최 용 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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