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연간 헌혈자 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해 말 총 헌혈자가 3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구의 5.9%에 해당한다. 연간 헌혈자가 300만명을 넘어선 것은 대한적십자사가 국립혈액원으로부터 혈액사업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헌혈자를 모집한 1958년 이후 56년 만이다.

1974년 ‘세계 헌혈의 해’ 제정을 계기로 헌혈 권장과 매혈 중지를 선언했을 당시 헌혈자는 11만1330명. 이후 캠페인 등을 통해 헌혈자가 지속적으로 증가, 1989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헌혈이 헌혈자에게도 얼마나 유익한지를 알아봤다.

헌혈 사용 바늘 혈액백 모두 무균 처리
헌혈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귀중한 수단이다. 의료기술이 아무리 발달돼도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혈용 혈액은 자급자족이 가능하지만 의약품의 원재료가 되는 혈장성분은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혈장성분도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연간 300만명 정도의 인원이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며 “헌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상식이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헌혈에 대한 가장 부정적 인식은 에이즈 등 질병 감염 가능성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헌혈과정은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헌혈에 사용하는 모든 바늘과 혈액백은 무균 처리된 것으로 사용 후 폐기 처분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한 질병 감염 가능성은 전혀 없다.

특히 대한적십자사가 2005년 도입, 모든 혈액을 검사하는 핵산증폭검사(NAT)는 혈액 속 바이러스의 핵산을 분리·증폭한 후 감염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가장 선진화된 검사방법이다.

간단한 건강진단 효과도
헌혈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현혈을 하면 빈혈에 걸린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적혈구 내 혈색소인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혈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빈혈에 걸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게다가 체중 미달, 고혈압·저혈압 등 혈압에 문제가 있는 경우 헌혈을 할 수 없다. 혈액매개성 감염질환이 있는 사람 역시 헌혈이 불가능하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헌혈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경우는 없으며 오히려 유익한 점이 많다”며 “간단한 건강 체크는 물론 혈류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헌혈 전 체온, 맥박, 혈압, 헤모글로빈 수치 등 헌혈 적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신체검사가 실시된다. 또한 헌혈된 피는 에이즈 바이러스 등 혈액 매개성 감염질병 여부를 검사한다.

만약 검사 도중 양성반응이 나타날 경우 이 사실을 본인이 즉시 알 수 있으므로 빠른 건강 대비가 가능하다. 또한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설탕시럽처럼 끈끈해진 경우 헌혈을 하면 혈관 내벽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혈류의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헌혈을 한다는 양주연(휘경여고 2)양은 “처음엔 학교 봉사 때문에 헌혈을 했는데, 이젠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좋아져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