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다보스포럼 글로벌 리스크 예고

올해도 어김없이 스위스 남동쪽에 위치한 작은 휴양 도시, 다보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1일에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은 유명 인사들의 참석과 글로벌 어젠다의 논의 내용도 화제지만 포럼 기간 중 어떤 보고서가 발표되는지도 큰 관심사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 10년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발표된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s 2015)’ 보고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보고서에서는 높아진 세계경제의 상호 의존도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과거에 인식하지 못한 복잡한 리스크를 재확인함은 물론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시사해주고 있다. 물론 국가간 분쟁, 기후변화와 물부족, 주요 국가의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에 미칠 주요 글로벌 리스크와 상호 영향 등 거시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하지만 기업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이 보고서를 활용해야 하는지도 잊지 않고 제시하고 있어, 자칫 거대 담론과 같은 내용으로 생각하고 ‘그래서 뭘 어쩌라고’ 하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기업 경영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발표된 글로벌 리스크들을 열람하는 것으로 넘어가지 말고, 시장환경의 변화신호 중 우리 회사에 의미있는 것을 어떻게 감지하고 특정 이벤트 발생이 우리 회사에 어떠한 전개과정을 통해 영향을 주게 되는지를 시나리오로 만들어 보는 것으로부터 실천해 볼 수 있다.

리질리언스에 관심 기울여야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한 치명적인 리스크들에 대해 탄력성, 복원력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용어가 리스크, 위기 대응을 위한 유일한 해법으로 보고서에 계속 등장하고 있다. 리질리언스라는 조금은 모호한 개념을 비즈니스를 하는 경영자의 관점에서 풀이한다면 다음의 다섯 가지(5 R)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첫째, 예상치 못한 충격을 흡수하는 견고성(Robustness)을 지녀 혼란을 견디고 해당 이벤트가 전체 조직,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둘째, 필수 잉여자원을 마련해 대규모 외부 충격에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도록 예비능력(Redun dancy)을 지녀야 한다.

셋째, 창의성과 혁신을 토대로 융통성(Resourcefulness)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즉흥적인 기민함 역시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넷째, 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하는 대응력(Response)을 길러 사업의 주요 이해관계자 간의 빠른 의사소통과 지원을 이끌어야 한다. 다섯째, 사건 발생 후 상황 변화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속히 조직 역량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회복력(Recovery)을 갖춰야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으로 오일쇼크와 구소련 몰락 등 글로벌 정치, 경제의 격변기를 현명하게 대처한 에너지기업 쉘(Shell)의 사례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리고 전세계 175개국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IBM의 경우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비즈니스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충격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대응 솔루션을 만드는 리질리언스를 실천해오고 있다.

역동성과 탄력성이 열쇠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고 그런 날에 대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아문센은 이런 말을 남겼다. “승리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며, 사람들은 이를 행운이라 부른다. 패배는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오며, 사람들은 이를 불행이라 부른다.” 경영자는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대담한 비전과 과감한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물론 극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완충 방안과 충격흡수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역동성과 탄력성이 2015년 폭풍과 같이 몰아치는 리스크에 대응하는 기업들에 제시하는 유일한 해법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폭풍이 닥쳤을 때 이를 잘 헤쳐갈 수 있을지는 폭풍이 오기 전에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세계적 경영 석학 짐 콜린스의 일갈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아야 할 때이다.

- 글 : 유종기(한국IBM 실장 / BCM 비즈니스연속성관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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