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인의 절반은 평소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21일 발표한 ‘소상인의 일과 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문화생활을 하지 않는 소상공인들의 비율이 전체 응답자 500명 중 237명(47.2%)에 달했다.


월 평균 휴무일 2.7일에 불과
소상인들은 ‘내가 일하는 이유는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다’라는 항목에 동의하는 정도가 68.4%로 가장 높았지만 응답자의 47.2%가 ‘평소 문화생활을 하지 못 한다’고 답해 정작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 평균 가계지출 중 문화생활비 비중은 4.13%에 그쳤고, 월 평균 문화생활 비용은 7만2192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 평균 여가비용(문화관광연구원)이 약 1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이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비용과 시간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용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소득으로 우리가족이 충분히 먹고 살만하다’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33.4%는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나 32.4%는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해 긍정과 부정적인 정도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인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500만~1000만원 미만이 24.2%로 가장 많았고, 1000만~2000만원 미만이 23.6%로 뒤를 이었다. 순이익률은 20% 초과~30% 이하가 47%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아울러 소상인 70.8%는 보증부월세 매장에서 영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가 소유는 12.6%, 전세는 10.4%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월세 3.4%, 무상·기타 2.8% 비율이었다. 소상인 대부분이 주인에게 보증금을 맡긴 채 매달 고정 비용(월세)을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사업한다는 뜻이다.

소상인들은 문화생활을 할 시간도 부족했다. 특히 가족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가족기업의 평균 근로시간은 일 11.6시간에 달하는데다 평균 휴무일은 월 2.7일 수준에 불과해 개인적인 삶을 위한 휴식시간이 매우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10곳 중 1곳(10.1%)은 16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휴무일이 월 평균 1일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도 17.1%에 달했다.

“소상공인 복지 지원정책 강구해야”
이에 따라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차원 복지 지원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종덕 문정동로데오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자영업자는 안 보이는 소득이 더 많기 때문에 별도의 복지 정책이 필요 없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정책 당국이 자영업자들은 아무 보호막도 없이 홀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기업의 특성에 맞는 정부 정책지원도 주문됐다.

김선화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족경영 체제가 인건비 절약 등 장점도 있지만 일과 가정이 분리되지 않아 가족의 피로도가 함께 높아질 우려가 크다”며 “가족경영의 특성에 적합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은 전체 사업체 수의 88%, 전체 종사자의 40%에 이르는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복지 지원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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