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고유 영역으로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사업을 따낸 26개 기업이 적발됐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중소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중인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3달간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삼표, (주)다우데이타, 팅크웨어(주), 유진기업(주), (주)한글과컴퓨터 등 19개 기업이 설립한 26개 위장 중소기업이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소프트웨어(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35%(9개)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2년 5월 이후 20억원 미만의 SW 관련 입찰에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체서 476억 공공시장 납품
중기청은 지난 2013년에 13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36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 조달시장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당시 실태조사에서는 적발된 36개 기업 중 30개사(83%)가 레미콘 업종에 집중돼 있었다.

이들 19개 위장 중소기업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시장에서 따낸 금액은 10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3년도 474억원, 지난해 540억원으로, 지난해 불법적으로 납품한 금액이 전년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주)시스원은 2년간 476억원을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해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기록했으며, 남동레미콘(주) 247억원, 남부산업(주) 88억원 순서로 많은 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인 (주)케이씨씨홀딩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자, 위장 중소기업인 (주)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해 최근 2년간 476억원의 사업 물량을 따냈다. 이어 (주)삼표 252억원, 유진기업(주) 89억원, 쌍용양회공업(주) 60억원, (주)다우데이타 56억원, (주)고려노벨화약 50억원 등이 중소기업의 몫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중소기업 위장 형태를 살펴보면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사례가 8건으로 31%를 차지했다.

이외에 납입자본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중견기업 및 대기업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있거나,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대표 또는 임원이 중소기업의 대표 및 임원을 겸임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표, 위장中企 5개사 보유
(주)삼표는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유진기업(주), 팅크웨어(주) 및 (주)다우데이타는 각각 2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청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기관에 통보해 공공 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는 한편,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나 거짓으로 발급받은 기업은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에도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중기청은 설명했다.

최수규 중기청 차장은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축의 일환”이라며 “공공 조달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을 영구 퇴출시켜 정직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이 지분 소유

대표·임원 겸임, 중소기업 지배도

레미콘을 생산하는 (주)삼표는 3년 평균 매출액이 6393억원에 해당하는 대기업으로, 공공조달시장에 참여가 제한돼 있다.

이에 삼표는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삼표의 최대주주 및 친족관계에 있는 특수관계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도록 하는 지분관계를 형성한 후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했다.

삼표의 최대 주주 및 친족이 ㈜알엠씨(주식 100%), ㈜유니콘(주식 100%), 남동레미콘(주)(주식 76.2%)을 보유하는 방식이었다.
이들 위장 중소기업은 최근 2년간 252억원(레미콘)에 해당하는 물량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유니콘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555억원에 대해 삼표로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인 (주)케이씨씨홀딩스는 시스템컨설팅 및  정보시스템개발을 주요업무로 하는 ㈜시스원을 통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해 최근 2년간 총 476억원을 납품했다.

케이씨씨홀딩스는 비금융 지주회사로 IT전문기업 케이씨씨정보통신 주식회사의 인적분할에 의해 설립된 대기업이다.

모기업인 케이씨씨정보통신 은  ㈜시스원과 유사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주)시스원을 앞세워 조달시장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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