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기업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선진기업이 채택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다퉈 배운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기업의 경영이론을 습득해 점진적인 혁신을 시도하는 동안 선진기업은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큰 도약을 준비한다. 결국 선진기업의 전략을 추종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잠자지 않는 토끼를 추월할 수 있는 거북이의 전략은 무엇인가?
박철순 서울대 교수와 세계적 경영학자인 인도의 수만트라 고샬 교수가 함께 펴낸 ‘세계 수준의 한국기업에 도전한다’(21세기북스刊)는 글로벌 스탠더드라 불리는 미국식 경영시스템은 한국 기업에 그대로 꿰어 맞추는데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거북이가 잠자지 않는 토끼를 따라잡는 방법은 토끼가 선택한 길과는 다른 지름길을 찾고, 그에 맞는 주법을 익히는 것.
책의 서문에서 저자들은 “후발기업은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켜서는 결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며 “오직 급진적인 경쟁력 향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급진적 경쟁력 향상’은 이 책의 키워드이자 주된 과제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10여년에 걸친 이론적 검토와 광범위하면서도 깊이 있는 현장조사를 통해 전략적·조직적·경영자적 과제를 제시해주고 있다.
이들은 전략적 혁신을 위해서 저조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변화에 뛰어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성공전략이 아니라 다른 전략을 만들어내야 경쟁사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책 곳곳에 한국 기업 및 다양한 세계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가며 한국의 현실에 맞는 경영기법 창출의 필요성을 생동감 있고 구체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식 경영모델로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하지만 그 방법은 기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은 유연해야 하며, 인재를 아껴야 하고, 변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전략과 활기 넘치는 기업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1만8천원·397쪽.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