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꿈꾸는 사람들] 유유제약

유유제약은 국내 최초의 연질 캅셀 종합영양제 ‘비나폴로’를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영양제인 ‘유판씨’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유한무역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1941년 설립돼 73년의 역사를 지녔다. 유한무역주식회사는 설립 당시 수출입업을 했는데, 유한양행의 설립자로 알려진 유일한 회장의 동생인 유특한 회장이 초대회장이다.

의약분업을 기회로 삼다
2대 유승필 회장이 경영에 본격 투입될 당시는 선진국의 개방 압력과 수입자유화 조치에 따른 가격경쟁, 전국민 의료보험실시와 약국의 의료보험 참여를 위한 가격 인하 등 주요한 제도와 정책이 한꺼번에 급변하는 전환기였다.

머지않아 다가올 글로벌시대와 의약분업시대를 대비해 연구개발 기반에 역점을 두고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 투자했다. 독자적인 연구개발로 은행엽을 이용해 혈액순환장애 및 뇌기능장애 등에 효과가 탁월한 ‘타나민주’를 개발, 신약개발에 신호탄을 쏘았다.

2000년 7월부터 실시된 의약분업제도는 국내 의약품 유통의 100년 관행을 구조적으로 바꾸는 사건이었다.

유유제약은 IMF 사태에서 최신 전산시스템을 저렴하게 구입해 완벽한 정보시스템을 타사보다 일찍 구축했다. 이는 사무실 중심의 출퇴근을 없애고 현장 중심의 영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도와서 영업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의약분업 시행은 유유제약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계기였다. 당시에는 신약이나 독특한 품목을 가진 다국적 제약회사가 유리했는데, 유유제약이 2000년대 이후 경쟁품 없는 독특한 신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한 덕이었다.

 

가업승계와 신사업 동시 추진
유 회장은 전문의약품 매출이 떨어지던 2008년부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반의약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아들 유원상 부사장이 상무이사로 입사한 것이 이 무렵이다. 유 부사장에게는 전문의약품에 집중된 인력 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시장 수요를 파악해 위기에 빠진 회사를 일으켜 세울 임무가 주어졌다.

유 부사장은 유유제약이 일반의약품으로 B2C 분야에서 도약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 입장에서 의약품을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제까지 영업사원들이 약사가 아닌 일반 대중의 수요를 파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는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의 욕구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 부사장은 2004년 미국 컬럼비아 MBA과정을 졸업하고 2008년까지 메릴린치, 아서앤더슨, 스위스의 노바티스 등 최고의 글로벌 기업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제약업계의 흐름을 익혔다.

“제약업계에서는 의약품 통계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업체별 판매 데이터를 구해 매출 동향을 파악하는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B2B 집단을 대상으로 삼거나 공급자 중심의 시각으로는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이 나올 수 없다고 본 것이죠.”

빅 데이터 마케팅으로 혁신
유 부사장의 경영전략으로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온라인 블로그와 SNS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기호를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약을 개발하겠다는 의도였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숨은 욕구를 읽는다는 유 부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그동안 아이들의 피부 치료제로 마케팅했던 ‘베노플로스 겔’은 빅데이터 분석 이후 성형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멍을 쉽게 없애주는 치료제’로 광고한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62% 성장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제까지 브랜드 인지도가 제약 회사 수익을 책임졌다면 저는 광고비 등의 마케팅 비용을 빅데이터에 투자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기존의 제품과 연결하는 일을 했습니다. 저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회사를 목표로 합니다.”
유유제약은 2020년까지 바이오 5개 분야에서 특화된 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으로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유 부사장은 가업승계라는 중요한 전환점에서 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자세와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는 파트너십, 그리고 현장 중심주의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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