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주가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 주가는 2013년 상장 이후 6배나 올랐으며, 시가총액은 GM의 절반에 이른다. 테슬라가 작년에 판매한 자동차 수가 기껏 3만3000대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주가다. 참고로 GM은 연평균 1000만대 이상을 팔고 있다.

테슬라의 현재 가치로는 이같은 주가를 설명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미래 가치를 높게 사고 있다. 테슬라가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전기차를 비현실적인 꿈으로 여겼다. 핵심 기술인 2차 전지는 무거운 데다 비쌌다. 휘발유 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었다.

그렇지만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는 시장 가능성을 찾아냈다. 당시 (주로 휴대폰이나 노트북에 쓰이던) 리튬이온 전지 분야에서 일어나던 기술 혁신에 주목했고,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고안해냈다. 이른바 ‘테슬라 모터스 마스터 플랜의 비밀’이란 3단계 시장 접근법이었다. 먼저 최고급 스포츠카를 선보인 다음, 뒤를 이어 4도어 가족용 스포츠카와 대량생산용 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가격 민감도가 낮은 고가 럭셔리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한 다음, 여기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가능케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계획된 길을 쾌속 주행하고 있다. 2008년에 세계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10만9000달러라는 비싼 가격에 내놓았고, 2012년엔 스포츠 세단 ‘모델S’를 7만1000달러 수준에 내놓았다. 모델S는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에서 최고점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 다시 2017년까지 테슬라는 현재 판매가의 절반 수준인 3만5000달러에 신제품을 출시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순차적인 시장 접근법으로 2020년까지 총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4년 판매량의 10배가 넘는 목표다.

마스터 플랜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주춧돌이 있다. 바로 초대형 배터리 공장 설립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선 대략 연산 50만개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기가 팩토리’가 필요할 것으로 테슬라 측은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전세계 총 생산량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기가 팩토리를 짓는 데만도 5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4년 매출은 37억달러 수준이다.

테슬라의 전략을 터무니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불가능을 이루자’는 게 테슬라의 슬로건이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 연말 공장설립을 가능케 하는 투자를 이끌어내며, 또 한번 놀라운 마력을 과시했다. 머스크는 일자리 창출을 대가로 네바다 주로부터 14억달러에 이르는 세제 혜택과 다양한 지원책, 그리고 무료 부지를 약속 받았다. 주 정부 지원금 사상 최대 규모의 액수다. 지금껏 이런 대규모 지원금을 받았던 기업은 나이키나 인텔, 보잉처럼 실적이 탄탄한 초대형 기업들뿐이었다.

엘론 머스크는 초대형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나 헨리 포드에 비교될 정도다. 머스크는 그동안 여러 벤처 기업을 창업해 성공시키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전자결제 기업 페이팔을 공동 설립해 수십억달러에 팔았고, 민간 우주선 업체 ‘스페이스X’와 태양광 발전 기업 ‘솔라시티’를 창업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경영과 물리학을 전공한 머스크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를 만들었다. 스페이스X는 민간기업 중 최초로 우주화물선 발사에 성공해 화물 왕복 운송을 서비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재생 로켓을 사용하는 아이디어로 나사로부터 엄청난 자금을 약속 받았다.

스페이스X도 테슬라도 수차례 실패를 경험했지만, 머스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절대적 신념을 갖고 이를 극복해 왔다. 투자자들을 매혹시키고 끌어들이는 마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테슬라는 차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꿈을 파는 회사다.

- 글·차병선 포춘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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