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안정되면서 에너지 가격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지만 완성차업체들은 여전히 새로운 연료로 구동되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수소차를 둘러싼 글로벌 자동차업계 간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현대·기아차가 시장선점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수소차란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서 전기를 만들어 내고 이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원리로 현대차가 2년 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공장 신·증설 및 연구개발 부문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지난 1월 발표하면서 친환경차와 스마트자동차 등 핵심 부품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을 천명했다.

현대자동차의 국내 최대 공장이 위치해 있는 울산시는 수소자동차 실용화 사업 등 수소연료전지차 산업 육성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는데 이번 현대차의 투자에 따라 연구개발(R&D) 역량 확대를 비롯해 친환경차 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은 광주광역시와 함께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하며 수소연료전지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현대차그룹과 광주시는 이번 혁신센터 출범을 통해 현대차가 보유한 수소연료전지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연료전지 분리막(코멤텍) △연료전지용 가스켓 소재 개발(전남대·금호폴리켐) △수소안전 저장·이송 기술개발(하이리움) △수소연료전지차 V2G용(친환경차 충전 전력 외부 송전기술) 인버터 개발(시그넷시스템) 등의 프로젝트를 산·학·연이 공동으로 시행하며 기술 국산화와 성능향상 등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은 정부와 도요타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수소차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세단형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는데 양산은 현대차보다 늦었지만 가격을 투싼보다 저렴한 670만엔(약 627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도 개인, 지자체, 법인 등을 상관하지 않고 수소차 1대당 200만~300만엔(약 1870만~281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일본에서 한달여 만에 수소차 계약 대수는 1500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맞서 현대차도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의 국내 판매 가격을 기존 1억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43% 정도 파격 인하하면서 맞불을 놨다. 투싼ix의 성능을 보면 독자 개발한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개의 고압수소 탱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94km까지 주행이 가능하고 가솔린 기준으로 환산하면 유럽연비 기준 L당 27.8km의 연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싼 자동차 가격이 문제되자 현대차 측은 일단 차를 많이 판매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차가 많이 팔려야 인프라도 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차값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2013년 초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판매를 시작했지만 수소차 판매량은 최근까지 국내에서 10여대, 해외에서 200여대에 그치고 있다.

향후 수소 및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된다면 보다 빠른 산업화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소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현대자동차.
수소인프라 구축이 관건으로 떠오른 지금 상황에서 과연 도로 위를 달리는 수소차를 언제쯤 구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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