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환골탈태 중이다. 지난해 2월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사진)가 새 CEO로 부임한 이후 MS는 전에 없는 변화를 선보이고 있다. 전임 CEO인 스티브 발머는 ‘디바이스와 서비스’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자체 생산하면 경쟁자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MS가 ‘하드웨어’까지 수직계열화하는 모험수를 뒀다. 노키아를 70억달러에 인수하고 새 기기를 내놨다. 애플의 전략을 따라했다. 그렇지만 시장은 눈길을 주지 않았다. 결국 스티브 발머가 물러났다.
새 CEO로 사티아 나델라가 선임됐다. 나델라는 1992년부터 MS에 몸 담아온 인물로 엔지니어 출신이며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총괄하던 책임자였다.

나델라는 부임 첫날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Mobile First, Cloud First)’ 정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생산성 및 플랫폼’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MS 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재정의했다. 이후 그가 보여준 일련의 사업 결과는 투자자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나델라의 공식 첫 행보는 아이패드용 오피스 발표였다. 이는 MS 역사에 남을만큼 상징성이 큰 행사였다. 윈도 기반의 프로그램만 제작하던 MS 가 이전의 폐쇄적인 환경을 버리고 개방 정책으로 노선을 급선회한 것이다. 사람들이 윈도를 쓰건 다른 OS를 쓰건  더 이상 중요치 않다. 흑묘든 백묘든 고양이만 잡으면 된다.

그리고 시장 트렌드에 따라 무료화 정책을 점차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올 초엔 모바일 오피스 앱을 전면 무료화했다. 오피스는 MS의 최대 수익원이다. 2013년 회계년도 기준 영업이익의 60%(161억9400만달러)를 오피스로 벌어들였다. 모바일 버전에 한정되긴 했지만,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건 이전의 MS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구글이 구글 오피스를 무료 제공하며 사용자를 늘려가는 상황이었다.
나델라는 윈도 역시 일부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윈도폰, 태블릿, 사물인터넷 기기용으로 윈도 라이선스를 무료화했다. 올 하반기에 본격 출시되는 윈도10은 무료 정책을 더욱 확대했다. 윈도7과 윈도8 이용자들은 PC 버전 역시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단 개인만 해당된다. 기업은 제외다.

나델라는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오가며 사용하건 상관없이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요 사업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윈도10에선 기기 간 호환성을 더욱 개선했다. 다양한 기기들의 운영체제를 통합하는 동시에 각 기기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PC에선 시작메뉴가 되살아났고, 앱이 창 모드로 실행된다. 범용 윈도 앱을 확대하고, 윈도10에 연계함으로써 윈도10이 단순 OS가 아닌 플랫폼의 면모를 갖추게 했다.

그리고 사용자들을 유인할 만한 차별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기업 고객을 위해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 기업용  SNS ‘야머(Yammer)’ 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애저는 타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비해 업무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며, 시장에서 아마존에 이어 두번째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오피스에도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더해가고 있다. 인공지능 검색을 이용해 문서와 이메일, SNS 등을 검색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델브(Delve),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손쉽게 프레젠테이션을 만들 수 있는 스웨이(Sway)가 눈길을 끈다.

나델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가 재임한 1년 동안 MS의 주가는 재직 1년간 14% 성장했고, 매출액도 12% 늘었다. 최근 4분기 실적이 저조하게 나와 일부에선 “나델라의 신혼여행이 끝났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성장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가 전면에 내세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은 6분기 연속 세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고, 향후 성장성도 주목된다. 나델라의 1년은 MS의 부활을 기대케 만드는 신호탄이었다.  

- 글 : 차병선 포춘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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