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꿈꾸는 사람들] 천연세제 만드는 ㈜무궁화

▲ (주)무궁화의 대표 제품들.

비누 및 세제 전문기업 무궁화를 설명해주는 키워드는 ‘믿음’이다. 회장이 앞장서 직원들을 믿어주고, 직원들의 신뢰를 토대로 생산한 제품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철학은 그동안 무궁화를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외부에 과시하지 않고 정직함과 기능성에 충실한 제품을 만드는 것, 소비자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아 제품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무궁화가 3대를 이어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었다.

50~60대 여성들이라면 ‘무궁화 비누’를 기억할 것이다. 1960년대 무궁화 비누로 빨래를 하면 찌든 때와 묵은 때가 쉽게 사라진다고 해서 ‘비누의 대명사’로 불렸다.

세탁비누 시대가 저물어갈 때도 무궁화는 분말세제의 출시를 먼저 준비했다. 무궁화 비누의 뒤를 이어 출시된 ‘새로와’는 국내 최초의 분말 합성세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궁화는 가정용 세탁세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업소용 전문 세탁세제 ‘넘버원’을 개발하면서 국내에서 세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최근에는 비누 뿐 아니라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치약,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무궁화는 기존의 평범한 세탁비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오염의 종류에 맞는 최적화된 세탁용 비누부터, 인체의 각질을 제거해 피부를 부드럽게 만드는 목욕용 때비누까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업계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년간의 연구 끝에 친환경 액체세제 ‘오클린’을 출시, 탤런트 이영애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홈쇼핑 진출을 계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도 하다.

리더가 솔선하는 기업
무궁화 비누가 창업주인 유한섭 회장에서부터 3대까지 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40대 초반의 3대 유성준 대표이사는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정직함으로 기능성에 충실한 상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늘 소비자의 편에 서서 진심이 담긴 제품을 만드는 일은, 뚝심있는 기업문화와 직원들의 단결력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무궁화 공장. 분주한 가운데 차분한 일손을 보고 있으면, 회사라기 보다 차라리 ‘가족공동체’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궁화는 전 직원이 아침마다 예배를 함께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시끌벅적하게 외부에 드러내기보다, 조용하게 뭉쳐서 일하는 방식이 무궁화가 만드는 제품의 특성과도 닮아있다. 회사에 들어가면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축구를 할 수 있는 넓은 풀밭과 야생화,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이곳의 역사를 말해준다.

“부모님은 제가 성인이 됐을 때 밑바닥부터 배우도록 경영 수업을 시키셨어요. 사장이 생산 공장을 훤히 꿰고 있어야 원가절감도 하고 제품 개발도 척척 해낼 수 있다는 말씀이셨죠. 저는 30대 초반에 청소,기계 오퍼레이팅, 비누 생산, 배합하는 작업까지 공장의 모든 일을 경험했습니다.

2남 3녀 중 막내인 유 대표는 기업을 잇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힘들고 책임감도 무거웠다. 하지만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공장을 둘러보고 기계를 하나하나 손으로 점검하는 어머니 최남순 회장을 따르다 보니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 대표는 공장 직원들과 한솥밥을 먹고 가족처럼 지내며 끈끈한 정을 나눈 지난 시간들이 자신을 리더로 키운 힘이라고 회상한다.

100년 기업을 꿈꾸다
무궁화는 기능성 제품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세월이 흘러도 세탁비누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존재한다고 보고 시장 분석을 통해 찌든 때와 속옷, 그리고 행주용 세탁비누로 타깃을 세분화 했다. 기존의 세탁비누에서 한단계 진화한 맞춤형 세탁비누는 2010년 시장에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 대표는 “고급 때비누와 액체바디 클렌저 샤워 때비누 등의 히트 아이템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오클린’의 경우 무궁화의 경쟁력인 비누 솝베이스를 기반으로 천연 베이킹 소다와 솝베리, 팜오일 등의 천연성분을 담은 혁신적인 제품이다. 피부자극 테스트와 친환경 인증마크를 획득한 오클린은 세척력과 헹굼력을 갖춘 친환경 제품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오클린은 현재 러시아에 수출되는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무궁화 임직원들은 100년 이상 장수할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회사 직원과 소비자 모두가 신뢰하는 기업, 사람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경영에 도입한 것이야 말로 무궁화의 혁신적 경영 전략인 셈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