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는 지독한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을 넘어서면서 두·세집 걸러 한 가구는 어김없이 신용불량자를 안고 있는 형편이다. 가계마다 은행 빚 갚기가 쉽지않다.
반면, 조금 여유있다 싶은 집은 대부분 부동산에 자금이 묶여 있다. 국내 소비 여력이 아예 바닥난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듯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 평가지수(통계청조사)가 지난 9월 사상 최저치(59.9)를 기록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수출이다. 그래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수출에 뛰어들었고 불황 탈출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들은 ‘환율’이라는 새로운 적을 만났다. 6개월전인 지난 4월초까지만 해도 1,258원 했던 환율이 최근 1150원대를 맴돌면서 중소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비록 지난 14∼17일 환율이 일시 1,170원까지 회복되기는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는 일시적 현상일뿐 환율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난 14일 한국무역협회가 28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수준에 대한 수출업계의 평가’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적정환율은 1천202원, 손익분기 환율은 1,152원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율수준이라면 물건을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앞으로 환율하락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들은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될 절박한 입장에 처했다.
■中企 가격경쟁력 약화= 현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물건값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만만치 않다. 한국과 경쟁입장에 있는 국가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무역업을 하는 모 중소기업체 사장은 “이쪽에서 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리려는 의도를 보이면 상대 바이어측으로부터 주문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면서 “이는 경쟁국가인 중국업체들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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