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 단(單)

오늘날 세상은 공급과잉, 정보과잉의 시대다. 슈퍼마켓에 가 보라. 한 조사에 따르면 10년 전 4000여종이었던 것이 지금은 4만5000종에 달한다고 한다.

소비자는 라면 하나, 샴푸 하나를 사면서 무엇을 골라야 하는 지 망설이게 된다. 업체들은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 했다고 선전을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풍요를 즐기기보다 혼잡스러움을 느낀다. 또 인터넷, SNS에서 넘쳐나는 정보는 어떤가? 너무 많은 정보는 쓰레기에 가깝다.

<단>(문학동네, 2015년 1월)은 진짜 중요한 것을 위해 ‘단순화’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저자 이지훈은 복잡성과 과잉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단(單)’을 제시한다. 그는 현재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로,‘위클리비즈(WEEKLY BIZ)’의 편집장으로 베스트셀러인 <혼창통>을 펴내기도 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의 복잡함을 극복하기 위한 공식으로 세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버려라.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버리는 것, ‘더 많이’를 버리고 핵심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단순함의 첫번째 공식이다.

둘째, 세워라. 왜 일해야 하는지 사명을 세우고,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세우고,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쉽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단순함을 추구할 수 있다.

셋째, 지켜라. 단순함을 구축했으면 어떤 유혹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오래도록 지켜야 한다. 단순함의 핵심은 지속 가능에 달려 있다. 단기간의 구호나 전략에 지나지 않는 단순함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지킴은 단순함의 세번째 공식이자 단순함의 마침표다.

단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의 자리에 오르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이기려면 우선 버려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단순함이야말로 궁극적인 차원의 정교함”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2014년 3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차 보고서에서 “GE의 진보는 단순화를 통해 더 강력해질 것”이라며 그해 화두로 ‘단순화’를 내걸었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버리기’의 원칙은 노자가 말한 ‘대교약졸(大巧若拙)’이다. 큰 재주는 오히려 서툴러 보인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버려서 남는 것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세우기’가 없다면 버리는 것 자체로 끝나는 인생이 되고 만다. 단순함을 찾고 그것을 이룩할 진정한 목표를 세우는데 성공한다면 당신이 할 일은 이제부터 그것을 지키는 일이다.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버리는 것,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세우고,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세우는 것, 그리고 어떤 유혹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오래도록 지켜 내는 것에 성공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단의 공식은 개인의 차원, 기업의 차원,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적용 시켜나갈 수 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 성공한 기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톰 피터스는 온라인 간행물 ‘매킨지 쿼터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은 희소하고 중요한 자원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안타깝다.”

서비스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 받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해서 <단>이 제시하는 공식은 모든 이가 참고해야만 할 화두가 아닐 수 없다. 당신을 설레게 하는 ‘단’ 하나에 집중하라!

- 글 : 이채윤 / 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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