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지난해 11월부터 다음달 25일까지 6개월 넘게 전시되는 인기 사진전.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을 보고나면, 사진작가로서 이보다 운명적이며 행복하고 충족된 삶을 산 작가가 또 있을까,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비틀즈’ 폴 매카트니와 사랑에 빠지다
린다 매카트니(1941~1998·사진)는 음악잡지 ‘롤링스톤’지 사상 첫 표지 장식 여성 사진작가다.

미술사를 전공한, 음악과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린다는 롤링스톤지로부터 영국 록 밴드 ‘롤링 스톤즈’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마침 롤링 스톤즈를 아는 사람이 그녀 밖에 없었기에 행운을 차지하게 된 린다는 허드슨 강 선상에서 파티를 벌이는 믹 재거 등의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어 호평을 받는다.

두번째 행운은 ‘비틀즈’의 사진을 찍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가 폴 매카트니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것이다.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과 동물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스코틀랜드의 외딴 농장에서 지냈고, 이번 사진전에도 이때 찍은 가족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식 농사도 잘 지어 네 자녀는 사진작가, 의상디자이너, 뮤지션이자 조각가, 도예작가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다.

국내 첫 전시인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은 린다의 두 딸과 폴 매카트니가 고른 200여점의 사진으로 이뤄졌는데, 대림미술관 앱을 다운받아 설명을 들으며 감상할 수 있다.
   
린다 매카트니는 초점이나 구도와 같은 사진의 원칙에 매이기보다 인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했다. 인위적인 포즈를 취하라는 주문을 하지 않았다는 린다에게 가장 좋은 모델은 물론 가족이었다. 가족과의 나날을 기록한 ‘가족의 일상’에선 자연 속에서 자녀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폴 매카트니의 천진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수영장에 뛰어들기 직전의 표정이라든가, 목장 나무 울타리에 올라선 모습 등 남편, 아버지로서의 폴 매카트니를 많이 볼 수 있다.  

폴이 직접 고른 200여점 사진 전시
관객의 관심은 린다의 대표작인 세기의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1960년대 연대기’에 모아진다. EMI 스튜디오 앞 횡단보도를 일렬로 건너는 널리 알려진 비틀즈 사진을 비롯해,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즐겁게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를 찍은 사진 등이 꼽힌다.

하품하는 지미 헨드릭스, 술병을 든 제니스 조플린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뮤지션은 물론이고, 영화배우 조니 뎁과 모델 트위기의 젊은 모습을 보노라면, 60년대로 되돌아가는 듯 향수에 젖게 된다.

‘린다의 초상화’는 친구처럼 지낸 유명인들이 찍은 린다 매카트니의 초상화들로, 그녀의 사교 반경에 질투가 날 정도다. 사진 사이사이 린다, 가족, 아티스트들의 사진 관련 인터뷰를 읽을 수 있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향한다”고 했던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은 뉴욕 국제 사진 센터,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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