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5년 전 ‘인간존중의 경영’을 화두로 세미나를 개최한 일이 있다. 그때 일본에서 ‘유토피아 경영’으로 유명한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사장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그의 주장은 한결 같았다. “사원들을 놀게 해야 해! 업무 할당량 따위는 필요 없어, 사원들은 알아서 다 해.”

그는 사원들에겐 ‘먹이’만 주면 되지 지시, 감독할 필요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근만 있으면 사원들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성과주의는 필요 없다. 대기업과 경쟁하면서도 미라이에는 영업목표나 생산목표를 사원들 개개인이 직접 정한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나 경쟁적인 인사제도도 아예 없다.

실제로 ‘야마다 사장’은 91년 상장할 당시 직원들의 이름 적힌 쪽지를 만들어 선풍기를 틀어 가장 멀리 날아가는 쪽지부터 과장을 시켰다. 그 후엔 볼펜을 던져 과장 승진자를 정하기도 했다.

그 당시 참석자들은 물론 함께했던 경영학 교수님들까지도 입을 모아 그런 경영방식은 “선진국 일본이니까 충분히 가능한 사례일 것이다” “과거 연극배우였던 야마다 사장이니까 저렇게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인사방식이 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3년 전 시작한 ‘한국형 인사조직 연구회’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인사제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도 미라이 공업처럼 ‘직원중심의 경영,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대부분 중소기업인데도 불구하고 글로벌 히든 챔피언인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

기업은 주주, 직원, 고객으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중 기업은 누구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옳은 것일까? 두뇌(창의)와 열정이나 감성같은 마음의 능력이 크게 요구되는 경영 환경에서 앞으로는 ‘직원’에게 최우선 순위를 두는 기업이 가장 이상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고객이 행복해야 이익이 많이 남아 주주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영학과 토마스 라이트 박사는 근로자의 정신적 웰빙과 직업 만족도가 회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행복하다고 느끼는 근로자가 있는 직장은 생산성이 10~25%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왜 우리는 경제강국이 되고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은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아야 하는가? 드디어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 이제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성공의 기준은 어떻게 하면 경영자들이 재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로 둘러싸여 그들과의 깊은 교류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맞춰지고 있다.

회사의 경영도 모든 결정을 최고경영자 혼자 내리고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외로운 관계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재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과 한팀이 돼 그 안에서 의논과 결정을 함께 해 경영자들도 부담이 줄고 고독감도 덜면서 함께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직원 중심의 경영, 직원이 행복한 회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행복하다’는 의미가 무턱대고 잘해주고, 복리후생이 넉넉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잘나가는 회사는 따뜻함과 함께 엄격함이 존재해야 하고, 개개인이 회사 일에 몰입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함께 회사의 동반성장까지 담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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