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남(男)의 열풍이 뜨겁다. 꽃미남 셰프가 등장하더니 최근엔 배우 차승원이 방송에서 요리 솜씨를 뽐내며 ‘차줌마’(차승원+아줌마)란 별명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셰프남 전성시대다.

김경애(55)씨는 “어릴 적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XX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하지만 다 쓸데없는 말이다. 출가한 딸네 집에 가서 요리하는 사위 모습을 보면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고 말한다.  

남자가 나오는 이른바 ‘쿡방(Cook+방송)’이 새로운 방송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남성들 사이에 요리의 의미가 달라졌다. ‘요리는 어렵고 귀찮다’는 생각에서 ‘요리는 즐겁고 누구와도 즐길 수 있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제 남성에게 요리는 취미, 여가인 동시에 가족, 친구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도구인 셈이다. 하지만 막상 근사한 식탁을 차리려고 하면 쉽지 않은 것이 요리다. 색다른 요리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요리교실을 알아봤다.

배우는 사람따라 다른 요리수업
경기도 고양시 ‘Food Direction 군침’의 요리수업은 매뉴얼이 없다. 배우는 사람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고 싶은 요리를 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수업은 키즈반, 성인반, 창업컨설팅(실무교육반)으로 나뉘는데 거의 일대 일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고등생 수업의 경우 조리고등학교나 유학을 앞둔 학생들 위주로 진행된다. 조리고등학교가 목표인 학생에게는 요리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유학을 앞둔 학생에게는 현지 상황과 현지의 식재료 등을 고려한 요리 중심으로 가르친다. 성인 요리수업은 생활요리 위주로 진행된다.

특히 요즘은 건강 문제로 식단 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건강을 목적으로 요리를 배우는 반도 있다. 수업은 한달(주 1회 혹은 2회)을 기본으로 주중과 주말반이 운영되며 일일요리 체험수업도 신청 가능하다. 전화 혹은 방문 상담을 통해 수업 날짜와 메뉴 등을 결정하면 된다.

일식·중식 한곳에서 배워
서울 중구 동원스시아카데미는 일식요리학원이지만 중식 교육의 전문화 및 보편화를 위해 중화요리 프로그램도 도입,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주로 이민, 창업을 목적으로 배웠다면 최근엔 취미를 위해 학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주말 동안 방에서 뒹굴거리기보다 자기계발에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이 많아진 것. 특히 40대의 도전이 눈에 띈다.

일식은 기본. 짜장면, 야채탕면, 홍짜장, 면 만들기, 짬뽕, 굴짬뽕, 중화냉면 등 대표적 중국 면요리를 정해 반죽에서부터 면 만드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소스와 육수 비법도 전수한다.

굳이 학원을 찾지 않더라도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서울 영등포구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502호. 이곳은 머리 희끗한 50~60대 남성들이 요리 삼매경에 빠져 있다. 된장국, 김치찌개, 두부조림, 겉절이, 해물탕 등 흔히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조리법 강의가 진행된다. 바로 영등포구청이 은퇴를 준비 중이거나 은퇴한 남성 시니어들의 건강한 자립을 돕기 위해 개설한 ‘쿠킹 마이 라이프(Cooking My Life)’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물론 샘표, 서초구 등에서도 남성 전용 요리강좌를 열고 있다. 샘표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요리교실에 남성 참여율이 크게 늘었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노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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