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 한계 절감…화학분야로 재도약할 지 주목
최근 GS칼텍스는 보유하고 있는 직영 주유소 100개 가량을 매각할 방침을 밝혔다. GS칼텍스는 약 230여개의 직영 주유소를 갖고 있는데 이 중 올해 50개, 내년 50개를 처분할 방침인 것이다.

이번 주유소 매각의 배경과 성공여부를 비롯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GS칼텍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GS칼텍스는 경영상태가 좋지 못한 직영 주유소를 몇해 전부터 처분해 왔는데 급기야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여의치 않으면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직영 주유소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실적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재고손실 누적 등으로 정유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곤두박질 친 가운데 GS칼텍스는 매출액 40조2584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손실 4563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여파로 GS칼텍스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존 AA+이던 신용등급이 AA로 강등됐으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도 GS칼텍스의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파하고자 자산정리와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관련업계는 주유소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약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주유소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지가 관건이다. 냉정히 말해서 주유소 사업은 한물 간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에는 465개 가량의 주유소가 휴업 중에 있고 이들 건물은 흉물로 여겨질 만큼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폐업이나 휴업에 나서지도 못하고 재정난에 허덕이는 주유소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자본이 있는 사업자들이 이미 레드오션이 된 주유소 인수에 선뜻 나설지 알 수 없다.

그러나 GS칼텍스는 이번 매각에서 LPG충전소는 제외했다. GS칼텍스 폴을 단 LPG충전소는 420여개이며 이 중 직영충전소는 52개 정도 유지하고 있다.

주유소에 비하면 그나마 LPG충전소는 수익성이 나은 실정이다. 앞서 밝힌 대로 주유소는 경쟁이 너무 심하다 보니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사례가 많으나 LPG충전소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나마 형편이 낫다. 다만 LPG자동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이미 이 시장도 포화상태에 따른 투자가치가 하락해 자칫하면 주유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GS칼텍스의 실적부진으로 GS그룹 차원의 재무구조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그룹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GS칼텍스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들어서도 시장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회사의 실적회복도 더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기업의 주요 사업인 정유업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GS칼텍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고부가 복합소재와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케미칼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회사의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폴리머기술개발팀은 2012년말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부품용 탄소섬유복합소재 개발에 착수해 탄소섬유 LFT(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 소재를 선보였고 기아차 ‘올 뉴 쏘렌토’의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유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낀 GS칼텍스가 이처럼 새로운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시기적절한 규모의 투자를 추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지속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Value No.1 Energy & Chemical Partner’를 선포했다. 기존 에너지시장의 한계를 넘어 화학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지 지켜볼 일이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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