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선 마저 무너지면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7년2개월 만에 100엔당 900원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도 반년 만에 장중 한때 달러당 107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8.56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 거래가격 대비 3.73원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비공식 재정환율(전일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이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서울 외환시장 개장 중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월28일 이후 7년2개월 만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엔저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상품을 수출할 때 대금을 엔화로 받는 비중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결제통화별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한국의 수출 결제대금 가운데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전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이런 상황에 장기 부진에 빠졌던 일본 수출 산업 전체가 엔저를 등에 업고 체력과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할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는 점이다.

엔저로 인한 일본 수출산업의 부흥으로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일본 업체들과 세계 시장 곳곳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한국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는 엔저 현상에 대한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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