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은 심장과 인체의 각 장기 및 조직 사이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통로다. 우리 몸의 혈관은 어느 한곳만 막혀도 심각한 병이 초래된다. 왜냐하면 혈관은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되는 통로이자, 우리 몸의 노폐물이 배설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만성질환의 증가는 혈관 질환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또 이전에는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했다면,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로 인해 20~30대 발병률이 높아졌다.

혈관 질환 하면 흔히들 뇌, 심장과 관련한 질환만을 생각하지만, 혈관의 이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질병은 다양하다. 혈관외과에서는 뇌와 심장의 혈관을 제외한 모든 동맥과 정맥, 임파관에 생긴 혈관 질환을 다룬다. 정맥 질환에는 하지정맥류나 심부정맥, 혈전증(폐색전증 제외) 등이 있는데, 이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질병은 아니고, 비교적 치료하기도 쉽다.

혈관질환, 신체 어디서든 발생 가능
하지만 하지동맥 질환이나 복부 대동맥, 엉덩이 동맥 등이 동맥경화로 인해 막히는 동맥 폐색이 생겼다면, 자칫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요망된다. 또한 혈관 벽이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복부 대동맥류가 생겼다면 파열돼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심장의 좌심실을 바로 지나서부터 하복부에서 갈라지기 전까지 온몸으로 가는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은 혈관 중에서 가장 크고, 피가 많이 지나가는 혈관이다. 대동맥 폐색의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이다.

복부 대동맥은 골반에서 장골동맥으로 분리되는 분지부위에서 혈액이 소용돌이 치면서 다리로 피를 보내는데, 이때 지방을 비롯한 지질 등이 혈관 벽에 쌓이면 대동맥이 막히게 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환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한편, 이러한 동맥경화는 신체 어느 부위에든 생길 수 있는데, 다리에 동맥경화가 생기면 다리가 차가워지며, 걸을 때마다 아프다. 엉덩이 동맥이 막혔으면 남성은 발기부전이 될 수도 있다.

흔히 혈압은 팔에서 재는데, 다리에서도 잴 수 있다. 다리는 팔보다 20mmHg 정도 더 높다. 하지만 다리 혈압이 팔 혈압보다 낮으면 동맥경화가 다리에 생겼는지를 의심해야 한다. 60대 이상으로 담배를 피운 적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다리 혈류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 글 : 이태승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혈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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