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

세계 3대 상단으로 유대상인, 중국상인, 아랍상인을 꼽는다. 세계 경제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아픔과 시련의 역사에 둔 유대상인은 엄숙하고 규범화된 탈무드 지혜와 뛰어난 정보력, 셈이 밝은 상술이 있었다.

지금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는 화교 중 약 70%를 차지하는 광동상인 월상 등 중국상인은 업종을 연결하는 유대감을 바탕으로 모험정신과 독립정신이 있었고 서양사상을 빨리 흡수하고 수용하는 적응력을 지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코란에 근거한 이슬람 교리에 따라 장사를 천직으로 안 아랍상인은 값비싼 향신료 생산지를 찾기 위해 누구도 감행하지 못했던 모험심과 진취성을 지닌 무역상이다.

우리나라는 지식을 갖춘 개성 출신 사대부로 송상(松商)의 도제생활을 거쳐 상업에 종사한 개성상인이 있다. 복식부기의 일종인 송도사개치부법의 창안, 회계실무 기록을 분석해 신용창출 능력을 측정한 사금융기법 시변(時邊) 제도의 활용 등을 통해 각종 상관습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틀을 다졌다. 개성상인 후예들은 광복 이후 맨 손으로 월남해 송상의 상인정신을 발현해 사업에 성공한 이가 많다.

유사 이래 세계시장을 누빈 3대 상단, 개성상인 등 상인의 발자취를 돌이켜 볼 때 이들의 공통점은 신용본위, 근검절약, 상호단결 등을 기반으로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했고 남이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고 혁신하는 창의적 상인정신을 지향한 특징이 있다.

개성상인의 창의성 되살려야
최근 우리나라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온라인 유통 등 신규시장 참여자가 증가하고 전통시장이 쇠락하며, 고객기호와 구매스타일이 변하는 등 과거에 비해 경쟁 여건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소상인이 성공하려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생각의 중심을 이동하며, 익숙함을 결별하고 새로움을 추구해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먼저 일하는 지식과 행동에서 창의성을 발휘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동료 사이 생각을 존중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통제의 완화를 통해 공포 유발요인 배제, 위험추구 행동 수용 등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또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원의 재능을 한데 모아 집단재능화하는 리더의 역할을 보여야 한다.

선진국의 소상인은 문화유산, 지리적 여건, 국민특성, 보유자원 등을 최대한 활용해 제품에 재미를 유발하도록 디자인하는 등 그들 나름 공동으로 창조적 노력을 가미함으로써 독특한 상거래 기술을 고안했다. 우리나라 소상인들도 선진국 상거래 기술 고안 방법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가자
소상인은 내부자원 활용 방법을 새로이 찾는 힘을 길러야 한다. 가치 있는 정보로 구성된 의미 있는 변화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고도의 흡수 능력은 내부자원이 지닌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탄탄히 구성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고 물질과 물질을 자유롭게 절묘히 연결하는 선택 역량과 조합 능력을 내부자원 활용에 사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하나의 일관된 틀을 반복하는 좁은 안목의 선택적 주의집중에서 세상을 넓게 봐 타인 관점에서 변화의 흐름을 읽어 적시성 있는 외부 정보를 찾는 예리한 인지능력을 길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의 목표와 열정을 가지고 적절한 지적자극을 즐겨야 한다. 비즈니스 속 매일 접하는 새로운 자극을 활용해 보다 나은 환경에 도달하려는 노력이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수많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활성화시킴으로써 사업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청계천에서 부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전문상가 등 지구, 단지를 형성한 상가의 소상인, 협회·상인회 등 조직을 형성한 단체에 속한 소상인들이 새로움 추구의 씨앗을 심어 창조적 파괴의 사고와 행동을 싹 틔어야 한다.

본인이 필요한 것에만 집착하는 덫에서 빠져나와 남들이 지나치는 자극을 낚아채는 혜안을 새로움 추구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세계로 세상을 이끄는 새로움의 추구가 소상인 세계의 지평을 넓혀간다. 작지만 강력한 소상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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