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수생은 회사의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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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연수생은 회사의 보배”
  • 박완신
  • 호수 0
  • 승인 2003.10.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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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만여개의 미세한 거울들이 신호에 따라 반사각도를 조절하며 이미지를 구현하는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기술. 이러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탄생된 DLP(Digital Light Processing)는 색이 바래거나 불량 화소의 발생 없는 차세대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술로 브라운관(CRT), LCD방식에 이은 3세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케이에스테크놀로지(대표 함학주, www.ks-tec.com)는 국내 유일의 DLP 엔진 생산업체. 지난 96년 경성정밀로 문을 연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계속한 결과 이 같은 핵심기술을 국산화했고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청년실업자들의 중소기업 외면현상은 이 회사도 예외가 아니다. 생산인력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한 케이에스테크놀로지는 병역특례 활용 등 인력난 해결을 위한 여러 방법을 총 동원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고 올해 4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연수생을 배정 받았다.
“연수생들이 없으면 당장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정도입니다. 연수생 배정 후 주요 공정들이 안정화 됐으니까요. 생산 증대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연수생을 더 충원하고 싶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 회사 최정수 전무는 내국인을 충원하고 싶어도 중소기업에 취업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수생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작업 공정 또한 크린룸에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인력고용의 비탄력성 때문에 원하는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서 회사측은 잔업을 늘릴 수밖에 없고 한국행을 택한 연수생들로서는 오히려 이를 반기고 있다.
올 4월 입국한 함단자르코니(24)씨는 이 회사에서 연수반장으로 통한다. 한국에서의 생활 경험 덕분에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리더십이 좋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작업지시나 공지사항 등을 함단씨에게 전달하고 함단씨는 다른 연수생들에게 전파시킨다.
언어소통 문제가 해결된 함단씨는 핵심 공정작업들을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단순한 부품의 조립은 물론 내국인도 3개월 정도 교육 받아야하는 램프조정 검사도 함단씨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의와 성실성 덕분에 회사측에서도 함단씨의 존재를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두 달에 백만원 정도를 본국으로 송금합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 귀국 후 망고농장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모은 1천만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코코넛 및 쌀 농장과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해 놓은 함단씨는 3년 뒤 귀국하면 본격적인 망고 농장주인으로 변신할 꿈을 갖고 있다.
함단씨는 한국행을 후회해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하나의 기회라고 밝힌다. 그것은 20여년이 넘게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함단씨에게 주어졌던 어떠한 기회들 보다 한국에서의 짧은 기간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자동화 생산라인에서 주·야간 작업하는게 힘든 일이라면 한국사람들은 어떤 일을 찾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함단씨.
일하고 싶어도 일 할 곳을 찾기 힘든 본국에 비해 훨씬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밝힌다.
자신들의 노력으로 회사의 생산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해 내고, 최첨단 DLP TV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는데 자부심또한 느끼고 있다.
“연장근무는 물론 휴일에도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젊은 내국인력을 활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주5일근무제 실시로 전 국민이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인력난과 임금상승 때문에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는 한국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지금은 국민 모두가 다시 뛰어야 할 때입니다.”
극심한 인력난 속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는 케이에스테크놀로지는 연수생 활용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경제를 이같이 진단하고 인건비 절감 및 인력난 완화를 위한 전국민의 허리띠 졸라매기운동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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