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아이들은 대통령을 ‘페페(Pepe) 할아버지’라 부른다. 그만큼 국민들과 친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2010년, 총 1800달러(한화 약 19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대통령 별장은 취임 후 매각했다.

그 대통령은 2015년 3월 높은 지지율(65%)로 임기를 마쳤다. ‘28년 된 낡은 자동차를 끌며 월급의 90%를 기부하는 대통령’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주는 대통령’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이런 이야기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21세기북스, 2015년 4월)의 주인공은 우루과이의 제46대 대통령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Jose Alberto Mujica Cordano). 이 시대에 태어날 수 없다고 믿었던 새로운 간디라는 생각이 드는 대통령이다.

그는 제왕적인 대통령의 시대에 새로운 대통령의 모델을 창조해낸 사람이다. 그는 2010년 3월1일부터 2015년 3월1일까지 집권했다.

무히카는 1935년 우루과이로 온 바스크 이민자의 후손으로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에 도시 게릴라 조직인 투파마로스에서 활동한 게릴라 전사 출신이다. 1970년대에 군사 정권이 들어선 후 14년 간 수감됐다. 그것도 거의 독방에서 살아야 했다. 말하자면 그는 악랄한 좌파다. 학교를 다니지 않았고 일찍부터 사회인이 됐으나 불평등한 세상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그는 혁명을 꿈꿨다. 게릴라 전사에서부터 국민의 신망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어온 그는 ‘체 게바라 이후 가장 위대한 남미 지도자’로 불리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두차례 올랐다.

그는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서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에 이어 우루과이에 두번째 좌파 정부를 열었다. 그런데 그가 대통령이 된 후 우루과이는 해마다 5%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지부진한 남미에서는 이룩할 수 없는 경제 성장률이었다.

무히카는 마리화나 재배를 합법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마리화나에 찌든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심각한 중독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지만 수많은 마리화나 불법판매상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과연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경제 급성장을 이뤘고, 빈곤율과 실업률이 감소했으며, 남미에서 가장 부패지수가 낮은 나라로 손꼽히게 됐다.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참된 행복의 가치를 끊임없이 역설하며, 스스로 검소한 삶과 나누는 삶을 실천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퇴임하고 나서도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퇴임사를 통해 “나는 떠나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한 후 자신의 고물차를 타고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사랑받는 대통령 무히카는 이렇게 말한다.

“혁명가로 살다 보면 사랑에는 지장이 많다고요.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긴장으로 가득 찬 삶에서 우리를 보호해줄 안식처로서, 감성에 충만한 생활만한 것이 없다고 믿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혁명가들은 그토록 쉽게 사랑에 빠져들까요? 그것은 아마 우리가 죽음과 매우 가까이 있다고 본능적으로 확신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글 ; 이채윤 / 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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