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치악산 동쪽에 있는 사자산은 수석이 30리에 뻗쳐 있으며 법천강의 근원이 여기다. 남쪽에 있는 도화동과 무릉동도 아울러 계곡의 경치가 아주 훌륭하다. 복지라고도 하는데 참으로 속세를 피해서 살만한 지역이다’라고 무릉리 일대를 말했다. 그 경치 뛰어난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에 있는 사자산의 남쪽 기슭에 ‘법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사자산은 횡성과 평창, 영월의 세 경계가 만난 지점에 있다. 사자산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백덕산이 감싸주고 서쪽으로는 삿갓봉, 남쪽으로는 연화봉이 둘러서서 웅장한 산악 맛을 내고 있다. ‘네가지 재물이 있는 산이기에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부른다. 그 네가지 재물은 산삼과 옻나무, 가물었을 때 훌륭한 대용식량이 된다는 흰 진흙과 꿀이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전수받아 선덕여왕 12년(643)에 귀국한 뒤 오대산 상원사와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에 사리를 봉안한 뒤 마지막으로 영월에 법흥사를 창건해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이때의 절 이름은 흥녕사였다. 그 뒤 징효대사는 신라 말에 쌍봉사를 창건해 선문을 크게 일으킨 칠감선사 도윤에게 가르침을 받아 이 절을 사자산문의 근본 도량으로 삼았다.
혜종 1년에 중건된 이후 큰 화재를 만나 1,000년 가까이 명맥만 이어오다가 1902년에 비구니 대원각이 다시 중건되면서 법흥사로 이름을 바꿨다.
쭉쭉 뻗은 키 큰 전나무 숲길과 활엽수림길을 약 300m 정도 걸어 올라가면 선원이 있고 약수터가 나온다. 시원한 물로 해갈을 하고 거기서 다시 오른쪽 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왼쪽에 적멸보궁이 나온다.
아름다운 사자산 바위봉우리가 절집 뒤켠으로 이어지고 앞을 가리고 있는 구봉대산이 펼쳐진다. 구봉대산은 아기자기한 바위봉 아홉개가 줄줄이 이어져 있어 구봉대라고 불리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다.
아홉개의 봉우리중 가장 왼쪽 바위 꼭대기로는 우산을 펼친듯한 노송 한 그루가 아득히 올려다 보이며 바위 타고 흘러 내리는 찬 계곡물이 있고 다래, 자작나무 등으로 유명하다.
■대중교통 ; 영월~주천간 시내버스 이용. 하루 12회 운행 되며 30분 소요, 원주~주천간 시외버스 이용. 50분 소요. 주천~법흥사간 시내버스가 있다.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원주 IC-중앙고속도로-신림 IC-신림3거리-영월, 제천방면 좌회전-88번 지방도(20.5km)-주천입구 3거리에서 좌회전해 2km-삼거리-법흥방면 131번 도로 안내판 따라 좌회전-무릉1교-미륵암으로 들어서면 염둔천이고 그대로 직진하면 법흥계곡이다.
■먹거리&숙박 : 자연휴식년제 기간~법흥사~구봉대산, 사자산 등 염둔천일대에는 막국수와 토종닭 등을 잘하는 도원가든(033-372-8324)과 올갱이해장국을 맛스럽게 끓여내주는 윤정식당(033-372-7030) 등이 있다. 관음사 가는 길에 만나는 산죽(033-374-9107)에서는 토종닭이나 토속음식을 즐길 수 있고 두메산골(033-372-1958)에서는 직접 빚어낸 두부전골이 괜찮다.
숙박은 솔밭캠프장(033-374-9659)이 풍광이 좋고 시설이 매우 잘 돼 있어 단체가 찾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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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계곡
주천에는 고만고만한 산들과 계곡, 강 등이 지천이다. 강에서는 붕어, 쏘가리, 산천어, 날치 등 어류가 풍부하다. 법흥사 입구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곧추 직진하면 관음사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은 백덕산의 주계곡쪽으로 태고적 원시림을 아직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크고 작은 폭포와 소와 담이 수없이 이어진 계곡. 울창한 숲그늘이 있고 물이 맑아서 많은 사람들이 구석구석 자리를 찾고 피서를 즐긴다. 이곳은 사철 아름답지만 특히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에 드는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이 지역은 서울 사람들보다는 주변사람들에게 피서지로 알려진 곳이다.

-요선정과 엄둔천
영월의 주천리 일대에는 법흥천을 비롯해 엄둔천, 운학천, 황둔천 등이 제각각 위용을 뽐내며 힘차게 흐르고 그 사이사이로 외지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숨은 계곡들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주천을 지나 무릉1교를 넘어서 법흥사방면으로 들어서면 미륵암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이 팻말을 따라 좌측으로 계속 들어가면 엄둔천. 염둔천 초입에 미륵암이 있다. 짧지만 가는 길이 시골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절집 뒷 산 위로 올라서면 요선정이라는 정자와 큰 마애불상이 있다. 깍아지를 듯한 절벽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기묘하게 살아 강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미륵암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는 신기스러운 암석이 펼쳐져 있다. 엄둔천 초입의 다리밑에서는 천렵이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이곳에서는 야영이 가능하다.
계곡이 크거나 웅장하지 않지만 약 6~7km에 이르는 구간을 유유자적 흐르는 수려한 모습이 아름답다. 물과 바위와 나무의 조화도 보기 좋고 휘감아도는 계곡물의 흐름도 힘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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