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작은 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많은 젊은이들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99.7퍼센트, 유럽 기업의 99.8퍼센트, 미국 기업의 99.9퍼센트가 중소기업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전 세계 기업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셈이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작은 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비즈니스북스, 2015년 5월)는 세계 1등으로 거듭난 강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씌어진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안자이 히로유키(安西洋之)는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30년 간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약하면서 짭짤하게 이윤을 내는 알토란같은 강소기업에 주목했다. 제조 기업에서부터 정보통신 기업에 이르기까지 히든챔피언으로 평가받는 18개 기업을 취재했고 그 경영자들을 인터뷰했다.

1974년 창업 이래 국제 계단 시장을 선도하며 이탈리아의 대표적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계단 시스템업체 린탈(Rintal), 인바운드 마케팅(Inbound Marketing)의 개척자 허브스팟(HubSpot), 패션업체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등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뒷받침하는 ‘하청기업’이 아니라 자기만의 지위를 확고하게 구축한 강소기업인 예가 너무나 많다.

많은 경영자를 인터뷰하면서 저자는 성장하는 기업은 바른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사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사원가족, 지역사회를 매우 중시했다.

이 책은 골리앗을 이긴 다윗들의 비밀과 성공 노하우를 차분하게 소개한다. 저자 안자이 히로유키는 ‘박리다매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규모가 크면 무너진다’며 기존 성공 패러다임을 무너뜨린 ‘작은 기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예컨대 전 세계 부유층의 마음을 휘어잡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패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회사를 설립한 지 약 35년이 지난 지금 ‘캐시미어의 제왕’이라 불리며 독보적 명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스웨덴의 H&M이나 스페인의 자라(ZARA)같은 거대 패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브루넬로 쿠치넬리’같은 ‘적게 팔고 많이 남기는 기업’도 꾸준히 세력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다. 모바일 혁명의 시대를 맞이해서 소비자는 더욱 똑똑해졌고 전 세계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다. ‘해외 직구’‘소셜 커머스’ 등으로 고객의 니즈가 더 세밀하고 다양해지면서 대기업은 작은 소규모로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인 알찬 중소·벤처기업들에게 밀리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대기업이 세상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을 뛰어넘어 세계 1등으로 거듭난 강소기업가 될 것이다. 이제 국경은 넘기 힘든 방해물이 아니다. 반대로 경쟁자가 넘어 오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방호벽도 없다.

저자는 성공한 강소기업의 경영자에게 “귀사의 성장을 이끄는 열쇠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창업자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 인재, 비전, 사업 집중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연 10퍼센트의 매출 증가를 염두에 둔 경우라면 몰라도 연 30퍼센트의 매출 증가를 노린다면 그 세가지 요소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중요한 세가지 요소는 첫째가 타인을 존중하는 경의, 둘째가 자신을 긍정하는 존엄, 셋째가 창조력입니다.”

- 글 : 이채윤 / 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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