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가로수길·서래마을….

이 곳들의 공통점은 맛으로 승부를 거는 음식점과 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것. 때문에 굳이 입으로 맛을 즐기지 않더라도 걷는 것만으로도 눈이 행복한 곳이다. 골목이 오래됐지만 늘 살아 활기가 넘치는 장소다. 사람이 행복한 장소의 첫째 조건은 걷기에 좋아야 한다. 바로 여기가 그런 곳이다. 편안하게 걸으면서 도시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 길속으로 들어가 즐거움을 찾아본다.

경리단길 … 길맥의 즐거움
북병남주(北餠南酒)라는 말이 있다. 북악 아래 북촌은 떡을, 남산 아래 남촌은 술을 잘 빚는다는 옛말이다. 북악 자락은 오늘날 성북동과 평창동, 남산 기슭은 이태원 일대다. 과거 무인들이 살았던 곳인 만큼 이태원엔 지금도 호탕한 기가 느껴진다. 술향이 그윽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경리단길은 특색 있는 수제 맥주집이 즐비하다. 특히 ‘길맥’(길거리 맥주)을 즐기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태원의 수제 맥주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곳은 ‘더 부스’ ‘크래프트 웍스’ ‘맥파이’. 경리단길 초입 골목에 모여 있는 이곳에선 주인장들의 개성 있는 맥주를 즐길 수 있다.

퇴근 후 경리단길을 자주 찾는다는 이종수(43)씨는 주점 주인들이 독창적으로 직접 만들어 내놓는 에일(Ale) 맥주에 반해 이태원으로 발길이 절로 향한다고 말한다. 효모를 맥주통 아래쪽에서 발효(하면발효)시켜 황금색을 띠는 라거(Lager) 맥주와 달리 에일은 맥주통 위쪽에서 효모를 발효(상면발효)시켜 향이 깊으며 다양한 맛을 낸다.
 
가로수길 … 이색적 먹거리
감각적인 곳을 좋아하는 이들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는다. 유니크한 편집숍부터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와인바, 레스토랑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다. 때문에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도 많다.

이색적인 먹거리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미쓰족발 신사점’은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다. 세련되고 아늑한 공간에서 족발의 참맛을 볼 수 있다. ‘신사연어’는 서울의 대표적 연어요리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모든 소스가 주인장이 직접 만든 수제이며, 여러 종류의 연어요리를 즐길 수 있다. 생맥주, 사케, 와인, 사와, 일본소주 등 주류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서래마을 … 숨은 맛집 찾기
고즈넉한 분위기와 이국적인 정취를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서래마을로 가면 된다. 세계 최고 미식가인 프랑스인들이 모여 살아서인지 서래마을에는 맛집도 많다.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큰 곳이다. ‘데일리 브라운’ ‘스테이크 춘자’는 이미 잘 알려진 곳. 서래마을 언덕에 자리한 ‘카페 몽마르뜨’와 ‘아프레 미디’도 인기다.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면 ‘프레쉬밀’을 추천한다.

하지만 서래마을 하면 곱창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마을 입구에 있는 ‘서래양곱창’이 대표적이다. 곱창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만약 멋진 실내에서 우아한 식사를 원한다면 ‘서래본가’의 한정식이 좋다. 유럽 왕실 같은 화려한 실내장식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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