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명에 이르는 1차 베이비부머들의 퇴직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현재 53~61세인 이들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조기퇴직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노후의 일자리를 찾을 터인데 이 과정에서 기대에 차지 않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맞기도 할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고 고령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노후의 일자리를 다음의 관점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첫째, 노후의 일자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을 갖자.

초저금리가 되면 돈의 가치는 뚝뚝 떨어지는 반면 일의 가치는 쑥쑥 올라간다. 한달에 50만원을 버는 일의 가치는 금리가 10%일 때는 6000만원의 예금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지만, 1%일 때는 무려 6억원의 예금자산과 마찬가지다. 이제는 금융자산만이 아닌 일을 통한 소득도 얻는 연금겸업형 라이프스타일을 가져야 한다.

노후의 일이 주는 비금전적 혜택도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커지고 있다. 일은 노후에 남아 도는 많은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게 하고 여러 사회적 관계망을 다시 만들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노후의 일자리가 주는 가치를 계산할 때는 이제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비금전적 가치도 반드시 더해서 판단해야 한다.

둘째, 노후에 일을 택할 때는 5, 10년 정도 하고 그만 두겠다는 단기적·임시방편적 생각이 아닌 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65세까지 일을 하겠다는 생각도 단기적이다. 현재 40, 50대들은 80세까지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대략 65~70세 정도 일하면 충분하겠지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일본의 키쿠치 다케오라는 수제 구두의 명인은 55세에 도쿄예술대학에 입학해 10년 동안 구두 만드는 것을 배우고 90세인 지금도 구두를 연구하고 있다. 55세에 새로운 기술을 10년 동안 배운다는 장기적인 시야가 배울만하다.

셋째, 노후의 일을 위해서 자신에게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를 통해 인적자산의 가치를 다시 높여야 한다. 수명이 길기 때문에 3~5년 투자를 해도 20, 30년 일을 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수지 맞다. 과거에는 수명이 짧아서 3~5년 투자를 해서 10년 정도 일을 했기에 별로 유인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대학가기 전까지는 과다하게 교육투자를 하고 그 이후 평생교육에는 과소하게 투자한다. 되돌아보면 자식에게 투자는 아끼지 않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나에게도 몇년 정도 돈을 투자를 해보자. 대학교에 들어가서 공예를 전공해 전통 옹기 갤러리를 차린 사람도 있다.

초저금리·100세 시대가 갑자기 왔다. 베이비부머들이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일을 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노후에는 일에 얽매인다기 보다는 일을 잘 활용해 노후를 풍요롭게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긴 시야를 가지자. 이런 점에서 노후의 일에 대해서 새롭고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 글 :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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